[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통한의 失着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4.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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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선발전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최환영 / 黑 양종찬

<제6보>(79~90)=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수(手)가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고 그 수는 대부분 패한 바둑의 잔상(殘像)으로 존재한다. 형세를 망가뜨린 결정적 악수에 대한 아쉬움은, 통쾌한 승리로 이끌어준 호착을 떠올리는 즐거움보다 훨씬 큰 법이다. 이번 보(譜)에서 흑에게서 평생 잊지 못할 통한의 한 수가 등장한다.

79의 붙임부터 조짐이 보였다. 이 수로는 참고 1도 1로 잇고 4까지 백 대마를 싹싹하게 살려주는 게 정법이었다. 그런 뒤 5를 차지했으면 흑이 약간 우세한 국면. 뒤이은 83이 천추의 한을 남긴다. 훗날 양종찬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로 이어 참고 2도처럼 두거나 손을 빼야 했다. 83의 결정적 실수로 완전히 망가졌다”며 아쉬워했다.

84로 끊기자 흑에게 다음 수가 보이지 않는다. 망연자실, 85로 단수 쳐 천지대패(天地大覇)의 형상이 됐지만 흑이 백보다 부담이 훨씬 크다. 게다가 상대는 90이란 절대 팻감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거슬러 올라가 손해수처럼 보였던 80의 가치가 드러났다. 80은 90의 팻감을 내다본 희생타였던 것. 팽팽하던 바둑이 한순간 백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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