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번화가서 비틀댄 여중생 마약 양성… “일본 감기약 먹어”
수원서부경찰서는 마약 투약 의심 증상을 보이는 여중생 2명을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여학생 2명이 비틀거리며 행동이 부자연스러운데, 마약에 취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이들 중 한 명은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 투약 의심 신고가 접수된 건 24일 오후 6시 20분쯤. 여중생 둘이 수원역 인근 번화가를 비틀거리며 걷는다는 신고에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지구대로 데려가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했다. 한 여중생에게서 희미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들은 경찰에서 “인터넷으로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 일본산 감기약을 구입했고, 각각 20알 정도를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두 여학생이 먹었다는 일본 감기약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정신성의약품군에 포함돼 있고, 고용량 복용 시 환각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어 국내에서는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규제되고 있다. 또 이 성분이 든 약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선 길거리 드러그스토어(약국) 같은 곳에서 쉽게 살 수 있어 ‘국민 감기약’으로도 불린다.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들도 이 약을 다량으로 구매해 들고 오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은 기침과 가래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데, 용량을 늘리면 몽롱해진다고 한다. 과다 복용 시 호흡곤란 등 부작용도 있다. 일본 D제약 제품의 경우, 연령에 따라 15세 이상은 1회당 3알씩, 12~14세는 1회당 2알씩 하루 3번 복용하고, 12세 미만은 복용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감기약에 든 덱스트로메토르판은 극소량이지만 오랜 기간 많이 복용했을 때 중독성이 생길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선 오‧남용 우려로 이런 약품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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