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EPL 결승전… 아르테타가 스승 과르디올라 넘어설까
미켈 아르테타(41·스페인) 감독이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이룰 수 있을까.
아르테타가 이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위 아스널이 2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27일 새벽 맞붙는다. 줄곧 1위를 달리던 아스널(승점75)은 맨시티(승점70)의 맹렬한 추격에 초조한 상태다. 승점은 5점 차. 큰 의미가 없다. 맨시티가 2경기를 덜 치른 데다 남은 8경기 상대 중 리그 6위 안에 드는 팀이 없는 비교적 수월한 일정이기 때문이다. 이날 맞대결은 사실상 리그 우승을 향한 결승전인 셈이다. 아스널로선 2003-2004시즌 이후 19년 만에 노리는 우승이라 각오는 남다르다.
이 두 팀 간 경쟁이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사제(師弟) 간 대결이라서다. 맨시티 페프 과르디올라(52·스페인) 감독은 축구 역사상 최고 감독 중 하나로 꼽힌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최고 명문 구단 지휘봉을 잡고 라 리가 우승 3회, 분데스리가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2016년부터는 맨시티를 맡아 EPL 우승 4회를 이력서에 보탰다.
과르디올라가 가장 아끼는 제자가 아르테타다. 선수 시절 에버튼·아스널 등에서 뛰며 천재 미드필더로 통했던 아르데타는 2016년 아스널에서 은퇴하자마자 맨시티에서 과르디올라를 도왔다. 과르디올라는 “언젠가는 아르테타가 내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라며 그를 수제자로 여겼다.
아르테타는 맨시티에 더 오래 머물려 했지만, 친정 아스널이 구애를 거듭하자 2019-2020 시즌 중반 감독 자리를 수락했다. 그 후 ‘빅4′ 자리를 내주고 헤매던 아스널을 올 시즌 1위 자리로 올리면서 옛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아스널 경기에는 과르디올라의 흔적이 깃들어 있다. 선수들 역할을 지정하고 패스로 공간을 침투해가는 전술은 과르디올라가 즐겨 쓰는 수법이다.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진 아르테타는 라커룸에서 종종 열정적인 연설을 펼친다고 한다. 이 역시 과르디올라와 흡사하다는 평이다.
다만 제자(아르테타)에겐 스승(과르디올라)은 아직 넘지 못할 장벽이다. 아르테타는 사령탑에 오른 뒤 과르디올라의 맨시티와 9번 맞붙어 8번을 졌다. 컵대회를 빼고 리그 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6전 6패. 아르테타는 지금도 전술에 대해 과르디올라와 전화로 상의할 정도로 존경하지만, 스승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는 존경과는 다른 차원이다. 이번 27일 맞대결이 운명의 일전인 이유다.
아르테타는 올 시즌 과르디올라와 우승 경쟁에 대해 “언젠가는 이렇게 되기를 항상 바랐고, 이번 시즌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며 “그렇다고 그가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역시 “아르테타 덕분에 더 좋은 감독이 될 수 있었다”며 그를 추켜세웠다. 물론 승부는 상찬(賞讚)과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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