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북핵문제 종결은 北이 무너졌을 때만 가능”
존 볼턴(John Bolton)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본지 인터뷰에서 “가까운 미래에 냉전 수준의 위험이 다가올 텐데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평화를 극대화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다자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 최대한 빨리 합류해야 한다”고 했고,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와 한국 간 협력도 가능하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북 대화에 관여한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23 아산플래넘’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에 대해 “한국인들이 전쟁의 참화를 겪고도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구축할 수 있어 성공한 덕분”이라며 “미국은 한국 같은 나라를 동맹으로 둘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국 내 높은 핵무장 여론에 “단기적으로는 한반도에 전술핵 무기를 재배치하는 것이 말이 된다(make sense)”며 “한국이 독자 핵무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선 “비핵화를 약속하고 뒤집기를 반복한 지 30년이 지났다”며 “핵 문제의 진정한 종결(real end)은 북한이 무너졌을 때야 가능하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통일’이라는 기존 목표로 돌아가야 한다”며 강도 높은 대북 정책을 주문한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대만 해협을 둘러싼 양안(兩岸) 갈등에 대해서는 “중국의 대만 위협은 곧 한국, 일본에 대한 위협을 의미한다”며 “대만과 한·미·일 간 협력을 늘릴수록 중국이 침공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 기업을 향해 “중국에서 돈을 벌되 의존도를 낮추고 위험을 헤지(hedge)하라는 게 나의 조언”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가능성을 시사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해야 된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전쟁이 자유·민주와 권위주의 진영 간 대리전 양상을 띨 정도로 함의가 간단치 않은데, 한국이 미국·유럽 등과 더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정몽준 명예이사장 “美, 전술핵 재배치해야”
이날 행사에서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은 “핵무기는 핵무기로만 대응할 수 있다”며 “한국은 1992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이 무효화됐음을 선언하고, 미국은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한국 방위에 대해 분명한 공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화하는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고, 위험에 대응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문제를 만들지 않으면서 기존 위험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햄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핵탄두 개발은 쉽지만 운용 시스템 구축 등은 간단하지 않다”며 “한국의 확장 억제 약속에 대한 의구심과 독자 핵무장 주장을 이해할 수 있다. 한미 간 솔직한 대화와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장 억제 신뢰도 강화를 위해 “인공위성 사진이나 조기 경보 레이더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을 한미가 함께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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