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공장 유치 등 MOU 23건···끈끈해지는 한미 경제동맹
비즈니스테이블·첨단산업포럼에
삼성·보잉 등 기업인 180명 참석
안보 넘어 첨단산업까지 협력 강화
양국 강력한 '공급망 사슬' 구축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콘텐츠·첨단 기업 7곳에서 44억 달러(약 5조 8000억 원)를 유치한 성과를 발표한 배경에는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미래가 단순한 안보 협력 강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방미에 맞춰 즉각 발표된 투자 유치 성과는 단순한 ‘세일즈 외교’를 넘어 양국 정부와 경제계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앞으로 미래 산업에서 더욱 강력한 공급망 사슬을 구축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물론 한국과도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 등 권위주의 진영의 기술 추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26일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전야제 성격인 25일 주요 일정을 한미 경제계가 한자리에 모여 첨단산업에서 결속하는 행사로 기획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넷플릭스에서 한국 투자 기준 사상 최대 금액인 25억 달러(3조 3000억 원)를 유치한 데 이어 25일 미국 6개 첨단 기업은 한국에 수소와 반도체, 친환경 생산·연구개발(R&D) 시설 등 19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또한 △에어프러덕츠는 한국에 수소 생산 시설을 △플러그파워는 수소 분해와 연료전지 생산 시설 및 R&D 센터 △온세미컨덕터는 전력 반도체 생산 시설 △그린트위드는 반도체 장비 부품 생산 시설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설 △이엠피벨스타는 친환경 초저온 물류 시설을 각각 한국에 설립한다. 6개 기업의 투자는 시장경제와 인권·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첨단 기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조치다. 윤 대통령은 투자를 결정한 6개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투자신고식에 이어 양국 재계 총수가 참석하는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양국 기업인 180여 명이 참여한 한미 첨단산업포럼을 주최하며 반도체·전기차·배터리·인공지능(AI)·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한미의 미래 산업을 이끄는 기업인들이 총출동했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11명이 참석했다. 미국 측은 우리의 두 배인 22명의 주요 기업인이 자리했다. 데이비드 캘훈 보잉 대표이사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대표, 티모시 아처 램리서치 대표 등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등 양국 경제 부처 수장들도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들 앞에 나서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으로 군사·안보부터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분야까지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핵심·원천 기술 강국이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양국 기업이 주요 산업에서 공급망을 더욱 결속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서 진행된 한미 첨단산업포럼에서 윤 대통령은 양국이 공급망 협력에서 나아가 인력과 기술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산업 협력의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자고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안보를 넘어 경제 전반에서 상호 호혜적인 성과를 창출해 온 모범적인 동맹”이라며 “자유와 연대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는 양국 경제인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핵심·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명실상부한 첨단 기술 동맹”이라며 “한미 간 투자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프렌드 쇼어링을 통해 안정적이고 회복력 높은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양국 기업과 정부는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 협력을 추진한다. 산업부는 ‘한미 산업·에너지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12건, 청정수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분야에서 11건 등 총 23건의 MOU를 맺었다. 산업부는 26일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이번 비즈니스테이블과 첨단산업포럼에서 양국 경제계가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 상무부, 에너지부와 ‘첨단산업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한미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첨단산업 분야에서 더욱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상회담 의제에 양국 무역 관계를 심화하고 반도체 등 분야에서 유연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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