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마가심판'으로 재선도전…고령·낮은지지율로 험로예상

강병철 2023. 4. 2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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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선 출마 공식 선언…첫 80대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
당내 도전자는 사실상 전무…인플레 등 경제 이슈 극복이 과제
내년 재선 도전 공식화한 바이든 美 대통령 (미상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사진은 이날 온라인에 공개된 선거운동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2023.04.25 jason3669@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극우 공화당 지지자인 이른바 '마가(MAGA)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미국 영혼을 위한 전쟁으로 규정했던 2020년 대선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슬로건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면서 미국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지만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더 있다면서 2024년 대선에 출마한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위협적인 경쟁자는 없는 상태지만, 올해 80세로 고령인 데다 인플레이션 등을 비롯한 경제 이슈 문제로 당내에서조차 지지율이 역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재선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백악관서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주재하는 바이든 美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출마 영상에 1·6 의회 폭동 사태…"만족할 때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공개한 3분 분량의 출마 선언 동영상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벌어진 1·6 의회 폭동 사태로 시작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 세력이 미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했던 상징적 장면으로 이 사태를 제시하면서 "문제는 향후 우리가 더 많은 자유를 가질 것인가 아닌가다. 아직 만족할 때가 아니다"면서 '마가 공화당 심판론'을 다시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 이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도 마가 공화당 심판론을 부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통해 중간선거의 핵심 의제인 '정부 심판론'을 피해 가며 예상밖의 선전을 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 활동 등을 벌이면서 전면에 나섰던 공화당은 고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하면서 다시 마가 공화당 심판론을 꺼내 든 것은 이런 전략적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마가 공화당의 재집권을 막는 데는 자신보다 더 나은 후보가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출마 선언과 함께 캠프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도 진행했으나 곧바로 선거운동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 수행에 집중하면서 업무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재선 공식 출마' 선거운동 영상 속 바이든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온라인에 공개된 선거운동 영상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3.04.25 jason3669@yna.co.kr

최고령 현직 대통령 재선 도전에 낮은 지지율 극복 과제

바이든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나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는 82세로 도전하게 되며 재선에 성공해 2번째 임기를 마치면 86세가 된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했으나 80대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령 문제는 건강 문제와 함께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 등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된다.

NBC 방송의 지난 14∼18일 조사에서 일반 유권자의 70%가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했으며 이 중 48%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그 이유로 제시하기도 했다.

애초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이른바 '세대 연결 후보론'을 제시하면서 당선되더라도 재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처럼 시사한 것도 이런 측면을 고려한 것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신체적 나이가 아니라 업무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대응하고 있다.

그는 CNN 인터뷰 등에서 "사람들은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데 내가 한 일을 보라"면서 "임기 첫 2년에 나만큼 (일)한 대통령의 이름을 대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문제다.

바이든 정부가 인프라법,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역사적 입법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CNBC의 최근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9%에 그쳤다.

특히 현재 경제 상황과 향후 1년간 전망을 묻는 말에 '모두 비관적'이라고 답한 응답이 최근 17년 내 가장 높은 69%에 달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중심 경제 정책으로 막대한 투자를 끌어내고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민심과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에서 "취임 후 1천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실업률은 14개월 연속 4% 미만"이라면서 "더 많은 미국인이 중소기업 등을 창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의 혼란과 장기 소모전으로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교 정책도 향후 대선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철수에 대해서는 바이든 정부 내에서도 자성론이 나오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 여론도 약화하고 있어서다.

다만 당내에는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는 상태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현재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데 별문제는 안 된다는 게 미국 언론 분석이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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