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한미 '굳건한 약속' 확신…우크라 토론 예상"(종합2보)
도·감청 논란엔 "비공개 정보가 비승인된 방법으로 공개…관련국에 정보 계속 제공"
"한미 동맹, 한반도 넘어 인도·태평양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한 영향력 발휘"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정아란 이동환 기자 = 미국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한미 간 경제협력과 관련, "반도체와 관련된 투자를 조율하는 것도 포함되고 어떤 경제적인 압박에 대해 중요 기술을 지켜내는 노력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 현지 한국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한국 기업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된 백악관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 행정부는 협력을 굉장히 심화해 왔다. 국가안보에 국한하지 않고 경제안보,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가진 첨단기술 보호에 있어서도 저희의 협력을 굉장히 강화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양국 간 공고한 협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물론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윤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 반도체가 부족해질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이 그 부족분을 채우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즉각적인 입장 표명은 피했으나,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견제'에 한국도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보인다.
커비 조정관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법 시행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불이익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 "대한민국을 포함한 다양한 우방과 동맹국들과 함께 이 일을 진행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 관련 공급망의 회복력 유지에 있어 우방과 함께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무기 제공을 요청하겠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인지, 그리고 지원한다면 어느 정도 지원할 것인지는 각각 주권을 갖고 있는 모든 국가가 개별적으로 정할 사안이라는 점을 저희는 인정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저희가 분명 기대하는 것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우크라 전쟁'이 양국 정상 간에 분명히 토론된다는 점"이라며 "다만 얼마나 더, 얼마나 덜 지원할지는 윤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對)한국 확장억제 강화 방안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약속을 저희가 실현하고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오늘과 내일 사이 양국 정상 간 다양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계속 실험을 강화하고 그들의 병력이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많은 위협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한미 동맹을 계속 긴밀하게 유지하고 동맹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와 동시에 "저희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것을 원한다"며 "평화롭고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오래된 차이를 해결할 뿐 아니라 한반도의 완벽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NSC) 도·감청 논란에 대해선 "비공개 정보가 비승인된 방법으로 공개된 내용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고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형사 수사 외에 국방부에서 (이번 사태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주도면밀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등 관련 국가들의 접촉을 통해 저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 사안에 대해 말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 적절한 범위 내에서 동맹과 우방국에 정보를 계속 제공할 것임을 의사소통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안에서 한미 동맹은 한반도를 넘어서는, 문자 그대로 선을 위한 힘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한미는)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과 관련된 도전과 기회 모두에 대해선 한미 양국간 견해가 같다"며 "저희는 (중국과) 전략적으로 경쟁하는 것이지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을 마무리하면서 별도의 발언을 자청해 "특별히 대한민국이 일본과의 양자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보여준 윤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한일) 양국 관계뿐 아니라 역내에도 굉장히 큰 개선과 변화를 가져오는 걸 저희가 보고 있다"며 "한미일 3자 관계를 강화해나가기를 바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바람과 열망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NSC 대변인 격인 커비 조정관이 한국 기자단의 프레스센터를 찾아 브리핑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전날에도 국무부 외신기자클럽(FPC) 간담회를 하고 윤 대통령 국빈 방미 의미 등을 설명한 바 있다. 한국 기자단과 다시 브리핑을 진행한 데는 국빈 초청국으로서 성의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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