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무명용사탑에 헌화하고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에 훈장 수여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탑에 헌화하는 것으로 방미 이틀째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 인근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한국의 국립현충원에 해당하는 곳으로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을 포함해 21만5000여명이 안장된 장소다.
미국 의장대 40여명이 도열해 윤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이어 예포 21발이 발사되고 애국가와 미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됐다.
윤 대통령은 무명용사탑에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태극기 모양의 화한으로 헌화하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무명용사탑은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무명용사들을 기린다. 비문에는 “하느님만이 아시는 무명의 미국 용사가 영예롭게 이곳에 잠들다”라고 적혔다.
헌화 후 윤 대통령은 전시실을 찾아 한국전 참전영웅을 기리는 기념패를 증정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기념패에는“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We will never forget, forgotten no more)”라는 문구가 적혔다. 한·미 양국 국기 및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로고를 새겨 전통 자개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1864년부터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미군 용사들이 안장된 알링턴 국립묘지에 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이곳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전사한 분들도 다수 안장돼 있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미군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한국 측에선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박진 외교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조현동 주미대사 등이 동행했다. 미국 측에서는 루퍼스 기포드 의전장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대사, 페핀 워싱턴 관구사령관 등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랄프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훈장을 친수하고, 고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에게는 조카인 조셉 로페즈가 참석한 가운데 훈장을 추서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수많은 미국 젊은이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면서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영웅이자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빈 테이블이 마련됐다.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전사한 용사들을 추모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 테이블로 이동해 촛불을 점화한 후 목례를 했다.
이날 오찬에는 찰스 브라운 공군참모총장, 리사 프렌체티 해군참모차장,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커티스 스카파로티·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 버나드 샴포우·마리클 빌스 전 미8군사령관 등 미국 전현직 장성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미동맹의 상징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셉 맥 크리스천 주니어와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남희 씨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맥 크리스천 주니어와 악수하며 “외조부가 북한의 남침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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