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타격이 재미있어…우리 타선 강할 수밖에 없다” 선발 복귀전에서 끝내기쇼 펼친 골든글러브 유격수의 자신감[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LG 유격수 오지환(30)이 부상 복귀 후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끝내기 2루타를 터뜨린 소감을 전했다.
오지환은 25일 잠실 SSG전에서 3번 타자겸 유격수로 출전해 2루타 3개 포함 4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9회말 문성주가 안타로 출루한 후 오지환이 타석에 섰고 대주자 신민재가 2루 도루에 성공해 찬스를 만들었다. 끝내기 찬스에서 오지환은 상대 투수 노경은의 포크볼을 공략해 2루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지환의 개인 통산 9번째 끝내기 안타로 이전 끝내기 안타는 지난해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1일 잠실 KT전이었다.
LG는 SSG에 5-4로 승리, 시즌 전적 14승 7패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다음은 경기 후 취재진과 오지환 일문일답.
-끝내기 안타를 친 상황을 돌아보면?
경기가 박빙이라 긴장도 좀 했다. 풀카운트가 됐을 때 외야수가 앞에 있는 게 보이더라. 그래서 정확히 강하게만 맞히면 빠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한 그대로 됐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복귀 후 첫 선발 출전인데 컨디션은 어땠나?
힘든 점은 없다. 일단 몸상태가 좋아서 만족스럽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내가 없는 동안 (김)민성이형이 정말 잘 해줬다. 지금은 (김)현수형이 없는데 내가 현수형 몫까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상으로 없는 동안 김민성이 유격수로 출전해 정말 잘 했다.
정말 고마웠다. 그래서 매일 커피를 배달하고 있다. 내가 빠진 기간 만큼 커피를 배달하기로 했다.
-오늘 안타가 다 장타로 나왔다. 타격감이 좋은 상태로 1군에 돌아온 것 같다.
장타를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고 있다. 일단 작년에 좋았던 느낌이 있어서 그 느낌 안에서 조금씩 더 좋게 수정을 하고 있다. 이제는 타격이 재미있다. 너무 늦게 알게 됐지만 나 스스로 타격을 계속 파고 들면서 연구하고 훈련하고 있다. 공에 맞는 면을 넓게 하는 것, 스윙의 길 등을 알아가면서 더 좋아지고 있어서 재미있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이어가는 타격 스탠스가 특이한 편이다. 과거부터 타격폼을 많이 바꿔왔는데 이제 방향을 잡았다고 볼 수 있을까?
방향은 잡았는데 이 안에서도 고민은 있다. 작년에 홈런이 많이 나왔지만 아직 홈런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는데 지금 타격 안에서 힘을 더 잘 쓰는 법을 찾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스윙 궤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계기가 있었나?
작년 후반기부터였다. 홈런이 많이 나오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만의 맞는 면 시작점을 고민했다. 나는 뒤에서 면이 많은 것보다 조금 앞에서 팔로우 될 때까지 면이 많은 게 맞다고 생각한다. 배트가 나오는 각도도 연구했는데 지금 보면 약간 45도로 기울어서 타격을 하고 있다. 이게 내게 있어서는 가장 편하고 스윙이 빠르게 나오는 각도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동료들이 타격에 대해 얘기하면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제는 그런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 작년부터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타격 얘기도 많이 한다. 프로 첫 14년 동안은 스윙 궤적이 정말 좋지 않았다. 그 때는 그냥 감각으로만 타격을 한 것 같다.
-타격이 좋아지면서 클린업에 들어가는 게 당연한 타자가 됐다.
사실 클린업은 아직도 부담이 된다. 아직 조금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프로는 어느 자리든 결과를 내야 한다. 클린업에서 치면서 내 자신의 타격도 알아가고 있고 결과도 나오니까 기분이 좋다.
-부상에서 빨리 회복한 비결은 무엇인가. 회복만 2주 진단이었는데 거의 2주 만에 복귀를 했다.
사실 몰래 운동을 했다. 5일만 쉬었는데 미치겠더라. 통증 자체가 애매했다. 처음 느끼는 통증인데 아프지는 않고 조금 담이 걸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5일은 쉬고 이천에서 몰래 야간 훈련을 했다. 그 덕분에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몰래 훈련하다가 다시 다칠 수 있다는 걱정은 안 했나?
조금 마음에 걸리기는 했다. 그래도 당시에는 날씨가 좋았고 훈련을 해도 몸이 괜찮았다. 동료들이 1군 전쟁터에 있는데 나 혼자 이천에 있는 게 너무 힘들었다.
-부상 증상이 고척 경기부터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경기에서 도루 2개를 했다.
사실 그 이전이었다. 개막전하고 이틀 만에 옆구리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경기를 해도 괜찮았다. 이후 삼성과 홈개막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하는데 무언가 잡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 안 되겠다 싶어서 트레이닝 코치님께 말하고 병원지료를 했는데 찢어져서 피가 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염경엽 감독이 강조하는 뛰는 야구에 한 축을 담당한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완전 찬성이다. 물론 실패할 수 있고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만한 팀 플레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2루 도루를 하면 동료에게 바로 득점권 찬스를 주는 것 아닌가. 신인 때부터 연봉 협상할 때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해달라고도 했었다. 30도루를 한 시즌도 있는데 그만큼 내 몸을 희생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도루에 실패하면 박수쳐주면 되는 것이고 성공하면 도루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신)민재가 도루를 해주면서 끝내기 안타가 나왔다.
-현재 팀 타격 지표 대부분에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작년부터 강한 타선을 이어가고 있는데 스스로도 LG 타선이 강하다는 것을 느끼나?
강할 수밖에 없다. 구성이 정말 좋지 않나. 장타치는 타자, 출루 잘하는 타자, 콘택트 잘하는 타자들이 다 있다. 타선 전체가 잘 순환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면서 팀 타율과 득점권 타율도 자연스럽게 잘 나오는 것 같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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