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워니 45점 합작 ‘몰빵 농구’…SK가 먼저 웃었다

챔프 1차전, KGC 상대 77 대 69 승
정규리그부터 16연승…27일 2차전

기선 제압 SK 선수들이 25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KGC인삼공사를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안양 | 연합뉴스

이번 시즌 프로농구 서울 SK에서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활약은 ‘상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최준용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플레이오프에서 둘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전희철 SK 감독은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 1차전을 앞두고 김선형과 워니에게 의존하는 ‘몰빵 농구’를 하겠다고 대놓고 선언했다.

전 감독은 “상대는 일대일 수비가 정말 강한 팀이다. 일대일을 제치는 게 힘들다”며 “김선형과 워니가 넣어주고 주변 선수들이 지원 사격을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선수에게만 의존하면 그 선수만 막으면 되기 때문에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편하다. 그런데 이는 그 선수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알고도 막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날 경기가 그랬다. 김선형이 22점·12어시스트, 워니가 23점·10리바운드로 ‘동반 더블더블’ 활약을 펼치며 KGC를 유린했다. SK는 두 에이스의 활약을 앞세워 KGC를 77-69로 꺾고 적지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아울러 정규리그부터 플레이오프를 거쳐 이어져오던 연승도 ‘16’으로 늘렸다.

정규리그 우승팀 KGC도 만만치 않았다. 변준형(11점)이 부진하긴 했지만 오마리 스펠맨(24점·11리바운드)과 오세근(21점·16리바운드)을 앞세워 SK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팽팽했던 승부의 추는 4쿼터 중반을 지나면서 조금씩 SK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전부 워니와 김선형의 손에서 점수가 만들어졌다. 종료 6분20초를 남기고 김선형의 어시스트를 받은 워니가 득점을 올려 68-64로 차이를 벌린 SK는 이어진 KGC의 공격을 막아낸 뒤 워니가 또 2점을 보탰고, 종료 5분13초를 남기고 워니가 다시 한번 김선형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올리며 72-64로 달아났다. 이어 종료 2분57초 전 송창용이 김선형의 어시스트를 3점슛으로 연결, 75-64를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KGC가 오세근과 변준형의 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올려 종료 1분18초를 남기고 75-69로 쫓겼지만, 김선형이 종료 1분1초를 남기고 전매특허인 플로터로 2점을 올려놓으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났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 후 “공격에서 김선형과 워니에게 어떻게 몰빵을 시킬 건지에 대해 연습을 했었는데 선수들이 그 부분에서 90% 이상 수용을 해줘 만족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2차전에서는 상대도 이에 대비를 하고 나올 것이다. 거기에 대해 다시 준비를 하겠다”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역대 25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한 것은 18번. 확률로 72%나 된다. 2년 연속 챔프전에서 만나 첫판부터 뜨거운 승부를 벌인 두 팀의 2차전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다.

안양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