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30억' 날렸다···주가조작 가담 의혹엔 "나도 피해자"

가수 임창정. 김규빈 기자

[서울경제]

가수 임창정이 주가조작 세력에 동참했다는 의혹에 대해 "나도 피해자"라며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 증시를 강타한 소시에떼제네랄(SG)증권발(發) 폭락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25일 JTBC에 따르면 임창정은 주가조작 일당들에 30억원을 맡겼고 이들과 함께 해외 골프장에도 투자금을 댔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30억원을 투자했는데) 1억8900만원 남았다”며 “내일부터는 아마 마이너스 5억원이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창정은 자신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지분 일부를 50억원에 파는 대신 30억원을 주가조작 일당에 재투자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자신의 증권사 계정에 15억원, 부인의 계정에 나머지 15억원을 넣었다. 이어 주가조작 세력들이 대리 투자를 할 수 있게 조치했다.

임창정은 “어떤 종목인지 모르지만 그래프만 보게 되니까 이익이 좋고 수익이 얼마만큼 났다고 하니 되게 좋겠다”며 “주식에 대해 잘 몰라 30억원이 한 달 반 만에 58억원이 됐어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임창정은 작전 세력이 운영하는 방송 채널에 출연했고 이들이 인수한 골프장에도 투자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은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제가) 주식을 모르니 (그쪽에서) 그렇게 다 해줬다. 나도 피해자”라며 “수사나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삼천리·하림지주·대성홀딩스 등 8개 상장사의 무더기 폭락 사태에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실제 거래소나 시장 관계자들은 폭락한 8개 종목 중 6개 종목 이상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일당이 전문직·연예인 등 자산가들에게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를 받아 1~3년간 부정한 방법으로 주가를 조금씩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아직 조사 초기이기는 하지만 특이한 정황이 확실히 있다고 본다”며 “범죄 수익이 있는지까지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도 “하한가 문제를 전반적으로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