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잡은 용의자, 군중이 불태워 살해”…'무법 상태’ 빠진 아이티

정채빈 기자 2023. 4. 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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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현지 시각)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카나페 베르트 지역에서 무기류 밀매 용의자들이 불에 타는 것을 구경꾼들이 지켜보고 있다./프랑스24

불안정한 치안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경찰이 붙잡은 무기류 밀매 용의자들을 군중들이 끌어내 불태워 살해한 일이 벌어졌다.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각)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카나페베르 지역에서 경찰은 한 버스의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밀수품 수색을 진행했다. 당시 경찰은 무기류를 압수하고 무기류 밀매 용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수십명의 군중이 들이닥쳐 용의자들을 끌고 갔다. 한 목격자는 이들이 용의자들에게 집단 폭행을 가한 뒤 주변에 휘발유를 부은 타이어를 두고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 일로 용의자 1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은 수백명의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AP는 용의자들을 집단 폭행하고 살해한 군중들을 ‘자경단’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의 끔찍한 폭력은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포르토프랭스의 약 60%를 장악한 폭력조직의 무법 상황에 대한 아이티 국민들의 분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일을 본 목격자들은 숨진 용의자들이 ‘크라즈 바리에’라는 갱단의 조직원으로 추측했다. 당국은 이 조직이 2021년 10월 미국인 선교단 17명 납치 공모와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엔(UN)은 이날 포르토프랭스 치안이 전쟁 중인 국가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9일 사이에만 갱단의 폭력에 의해 여성 18명과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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