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처럼 외로운' 서초동 법조단지서 맛있는 일탈 한 그릇

김임수 아시아투데이 기자 2023. 4. 2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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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오찬을 위해 함께 법원 청사를 나오던 길에 판사가 남긴 말이다.

자차로 집과 청사만 오가며 수사와 재판에 매달리는 판·검사들은 '서초동 법조단지'를 으레 '서초섬'으로 묘사하곤 한다.

이들을 상대하는 법조기자들도 섬처럼 외롭긴 매한가지다.

칼칼한 국물 속에서 소 내장과 양깃머리, 벌집양을 쏙쏙 골라 겨자소스에 찍어 먹노라면 찰나의 행복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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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슐랭 가이드] 서울 서초동 공항칼국수

“간만에 육지로 나가 볼까요?”

언젠가 오찬을 위해 함께 법원 청사를 나오던 길에 판사가 남긴 말이다. 자차로 집과 청사만 오가며 수사와 재판에 매달리는 판·검사들은 ‘서초동 법조단지’를 으레 ‘서초섬’으로 묘사하곤 한다.

이들을 상대하는 법조기자들도 섬처럼 외롭긴 매한가지다. 유일한 일탈이라면 역시 점심시간일 터. 교대역과 서초역 사이 음식점들은 상향 평준화돼 조금 붐빈다 싶은 곳이면 어디든 만족스럽지만 가장 자주 발길이 향하는 곳은 단연 ‘공항칼국수 서초점’이다.

이름부터 ‘공항’이 붙어 그저 반갑지 않은가.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봐야 ‘departure’라는 문구도, 탑승 게이트도, 활주로도 없지만 향긋한 미나리, 쫄깃한 버섯, 넓적한 칼국수면이 사이좋게 자리 잡고 보글보글 끓고 있는 광경도 나쁘지 않다.

이른바 ‘등촌 스타일’인 이곳은 기본 메뉴인 버섯칼국수도 좋겠으나 기왕이면 버섯내장칼국수(1만1000원)를 추천한다. ‘내장류’에 끌리는 K-입맛을 어찌 막을 수 있나. 칼칼한 국물 속에서 소 내장과 양깃머리, 벌집양을 쏙쏙 골라 겨자소스에 찍어 먹노라면 찰나의 행복이 스며든다.

탄수화물이 조금 부족했다 싶으면 볶음밥(3000원)을 추가하면 된다. 국물이 밴 냄비 속 밥이랑 계란, 김가루, 미나리, 당근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그 ‘아는 맛’이 너무나 강렬하다. 네이버와 구글 모두 평점 4.3점. “어제 술 안 마셨는데 해장 된다”, “여기 괜찮은데요?”, “특별한 맛은 아닌데 괜찮다” 등 함께 갔던 동료 기자들 평가도 대체로 좋았음을 밝혀둔다.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채택된 분에겐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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