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채 '빌라의 신' 1심 중형..."서민 삶 흔드는 중대 범행"
수수료 챙기고 남은 보증금으로 동시에 주택 매입
보증금 70억여 원 미반환…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
피해자들 "사기 혐의 인정 다행…처벌 수위 낮아"
[앵커]
수도권 일대에서 깡통전세 계약으로 3천4백여 채를 사들여 이른바 '빌라의 신'이라 불렸던 일당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서민들과 사회초년생이 살아갈 기반을 흔들었다고 질타하면서 검찰 요청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최 모 씨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1년 가까이 권 모 씨, 박 모 씨와 함께 보증금이 집값을 웃도는 이른바 '깡통전세' 계약을 잇따라 맺었습니다.
보증금을 받으면 한 채당 수백만 원씩 수수료 명목으로 빼돌리고, 남은 돈으론 세를 내준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수도권 일대에서 사들인 주택이 3천4백여 채.
그래서 '빌라의 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부동산 시장 폭락을 이유로 세입자 31명의 전세 보증금 70억여 원을 돌려주지 않아, 결국 구속 기소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일당의 사기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해,
주범 최 씨에게 징역 8년을, 공범 권 씨와 박 씨에겐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이 요청한 형량보다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 겁니다.
재판부는 최 씨 등이 별다른 수입이 없는 가운데 주택을 구매한 만큼, 애초 보증금을 돌려줄 생각도, 능력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서민과 사회초년생들이 살아갈 기반을 흔든 중대한 범행을 저지른 데다가 피해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사기 행각이 유죄로 인정된 건 다행이라면서도, 자신들이 겪는 고통과 비교하면 여전히 처벌 수위가 낮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빌라의 신' 전세사기 피해자 : 사기 쳐서 돈 많이 어디에다 감춰놓고 8년 선고받고 나온 다음에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전세 피해자들은 그 돈이 어떻게 보면 직장 생활하면서 모은 모든 돈인데….]
또, 이들 일당에게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빌라의 신' 전세사기 피해자 : 범죄단체조직죄를 같이 적용할 수 있다면, 그것도 적용해서 최대한 형량을 많이 받게 하는 게 저희 피해자들은 그게 지금 바람입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최 씨 일당에게 보증금을 떼인 세입자가 3백여 명, 피해 금액은 6백억 원대에 이른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그래픽 : 이지희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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