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무너뜨린 김선형·워니의 플로터…"얼마나 맥 빠질까"

전희철 감독 "플로터 들어가면 어시스트까지 덩달아 늘어"

(안양=연합뉴스) 이의진 설하은 기자 = "얼마나 맥이 빠지겠어요. 둘이 계속 플로터만 던지는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웃은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워니의 '주특기' 플로터를 떠올리며 웃었다.

SK는 2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1차전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22점 12어시스트로 활약한 김선형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김선형은 이날 과감한 골밑 돌파와 적재적소에 배달하는 패스로 인삼공사 수비를 무너뜨렸다.

백미는 몇 년 전부터 실전에 활용해온 기술 '플로터'였다.

공을 한 손으로 받친 채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살려 살짝 공중에 띄워 올리는 플로터는 일반적인 슛과는 타이밍이 달라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엉거주춤한 자세에서 나오는 터라 실점 시 수비진에 심리적인 타격도 준다.

김선형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안쪽 공간을 더 열어주는 전술을 써서 들어가지 않으면 바로 공격권을 내주는 상황이었다"며 "플로터를 쏠 때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쐈다. 첫 번째, 두 번째 플로터가 잘 들어가서 경기 끝까지 흐름이 이어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의 플로터가 연신 들어가면서 어시스트까지 덩달아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전 감독은 "레이업을 들어가려면 스피드가 굉장히 빨라야만 하지만 플로터는 타이밍을 뺏으면서도 패스가 나갈 수 있는 순간적인 길을 찾을 수 있다"며 "스크린으로 공간을 활용하면서 어시스트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플로터 장인'들을 승리의 주역으로 언급하며 "김선형과 워니가 쏘아대는 플로터에 상대 팀은 맥이 빠지고 우리 팀은 사기가 올라간다"고 했다.

김선형도 플로터 빈도를 높인 것이 인삼공사 수비진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봤다.

김선형은 "플로터를 견제하려면 상대팀 센터는 앞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빈 공간으로 바운드 패스를 넣는다"며 "반대로 수비가 골밑에서 자리를 지키면 지체 없이 플로터를 쏘는 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플로터를 구사했던 점이 재밌었다"고 웃어 보였다.

스크린을 이용해서 체력 소모 없이 공간으로 침투해 득점할 수 있다는 점도 김선형이 플로터를 자주 구사하는 이유다.

워니와 플로터 슛 대결을 해본 적 있냐는 질의에 김선형은 "스테픈 커리도 못 막은 걸 어떻게 막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불거진 '커리 논쟁'을 언급해 워니를 치켜세운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를 넘어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커리지만, 포지션이 가드인 만큼 KBL에서는 혼자 힘으로는 팀을 우승시키기 어렵다는 이규섭 SPOTV 해설위원의 발언으로 촉발된 논쟁이다.

김선형의 평가를 들은 워니는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플로터 '장인'으로 꼽히는 워니는 "첫해부터 김선형의 플로터가 발전하는 걸 봐왔다"며 칭찬으로 화답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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