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했지만..또 실수 연발 LG, 정말 ‘아직은 괜찮은’걸까
[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감독은 '아직은 괜찮다'고 했지만 실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
LG 트윈스는 4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LG는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LG는 SSG를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LG는 지난 23일 한화전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시리즈 스윕에 도전한 LG였지만 8회말 번트 수비 과정에서 3루수 문보경과 투수 정우영이 콜플레이 미스로 충돌하는 황당한 실수를 범했고 결국 역전을 허용해 위닝시리즈로 만족해야 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LG 염경엽 감독은 해당 장면을 돌아보며 "아쉬운 실수가 많지만 아직 초반이다. 초반에 실수가 나오는 것이 다행이다"고 말했다. 시즌 막바지 중요한 승부처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나오는 것보다는 초반 실수를 통해 더 보완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 낫다는 의미였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겨울 LG 지휘봉을 잡으며 '디테일'과 '공격적인 야구'를 강조했다. 누구보다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주문하며 "박동원에게도 그린라이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하고 실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LG는 24일까지 첫 20경기 동안 무려 55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2위 NC(32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 LG를 상대하는 팀들은 'LG는 적극적으로 뛴다'는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염경엽 감독의 의도대로다. 하지만 실제 성공율이 높지 않다. 24일까지 LG의 팀 도루 성공율은 61,8%.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34차례 성공을 시켰지만 무려 21번이나 실패했다. 리그 전체의 도루 실패가 61회인데 1/3 이상을 LG가 기록한 것이다.
이날도 주루플레이 실수는 이어졌다. 시즌 도루자 1위(6개)인 홍창기가 또 문제였다. 홍창기는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후 안타로 출루했지만 투수가 공을 던지기도 전에 도루를 시도했고 결국 견제로 아웃됐다. 직전 타자인 박해민의 솔로 홈런으로 리드를 안고 분위기를 이어가야 할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은 플레이였다.
6회말에는 3루 김민호 코치의 아쉬운 판단이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1사 2루 찬스에서 9번타자 박해민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짧은 안타를 터뜨렸다. 타구가 워낙 얕았고 2루 주자가 발이 느린 박동원인 만큼 1사 1,3루 찬스를 상위 타선으로 이어줘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민호 코치는 박동원을 홈까지 진루시켰고 박동원은 SSG 중견수 최지훈의 정확한 홈 송구에 여유있게 아웃됐다. LG는 절호의 추가득점 찬스를 놓쳤다.
다른 실수도 있었다.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우익수 문성주는 1회초 평범한 우익수 앞 안타 타구를 더듬어 주자의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자칫 경기 시작부터 상대에게 분위기를 내줄 수도 있는 실수였다.
5회초 나온 서건창과 박동원의 실수는 더 황당했다. LG는 5회초 켈리가 1사 후 에레디아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켈리는 후속타자 한유섬을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추가실점을 막는 듯했다. 하지만 2루수 서건창이 주자가 홈으로 향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홈 송구를 했고 당황한 포수 박동원이 공을 놓치며 추가실점했다. 두 베테랑의 황당한 실수로 1점을 더 허용했고 이 1점은 결국 끝까지 LG의 발목을 잡았고 LG는 9회말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염경엽 감독은 "실수가 많다"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나쁘다. 공격적으로 움직이다보면 급해지고 실수가 나온다. 공격적이되 여유를 찾으면 실수도 줄어들 것이다. 실수는 나오지만 가야할 방향으로 가고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고 애써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닌 실력이다. 누구보다 '디테일'을 강조하는 염경엽 감독이지만 LG의 야구는 아직 전혀 세밀한 모습이 아니다.
실수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좋다. LG는 이날 승리로 SSG를 끌어내리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실수로 점철된 승리는 불안하다. 긴 시즌은 한 경기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납득할만한 과정이 쌓였을 때 만족할 수 있는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사진=염경엽/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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