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보 ‘콜센터’ 노조원들 “원청 직원이 아니라 고객 응대에 제한…직고용 절실”

김송이 기자 2023. 4. 2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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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인원 감축’에 파업 돌입
서울시 ‘직고용’ 권고에도
3년간 노·사 협의체 없어
“해고 철회” 단식농성 돌입한 콜센터 노동자들 임지연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지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조합원들이 25일 서울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 앞에서 해고 철회 및 노사협의기구 이행을 촉구하며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에서 2013년부터 일한 임지연씨(45)와 김민정씨(44)는 고객이 전화로 장황하게 늘어놓는 문의를 단박에 이해한다. 대출 시 보증 지원이든, 폐업 시 상환 방법이든 고객이 원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재단에서 10년간 일하며 쌓은 경험의 힘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이들에게는 재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고객의 정보를 확인할 권한이 없다. 재단 소속이 아니라 하청업체(MPC플러스) 소속이기 때문이다. 고객을 응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보 접근 권한이 없어 고객 응대를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임씨가 25일 통화에서 말했다.

이들이 속 시원히 답을 주지 못하는 이유를 고객들은 모른다. 임씨는 한 고객에게서 “왜 이렇게 능력이 없고 멍청하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임씨는 “권한이 없어 안내하지 못한다고 말씀드리면 고객들은 이해를 못한다. (원·하청) 구조를 모르시니까”라고 했다.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지부장을 차례로 맡은 김씨와 임씨는 “콜센터 직원의 처우와 고용불안은 직고용을 하지 않는 이상 개선할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서울시는 2020년 산하 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며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주택도시공사·서울교통공사에 ‘고객센터 직고용’을 권고했다. 그러나 재단은 지난 3년간 직고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전문가 협의체도 꾸리지 않았다.

오히려 재단은 다음달부터 고객센터 직원 25명 중 8명을 줄이겠다고 했다.

또 고객센터를 재단에서 완전히 분리해 운영하는 ‘풀 아웃소싱’ 계약을 지난달 31일 하청업체와 체결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원 두 명이 지난 18일 마포구에 있는 재단 건물 입구 처마에 올라 이틀간 고공농성을 벌였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노조는 지난 24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전 노조원이 노숙농성을, 임씨와 김씨를 비롯한 노조원 8명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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