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김기동 각본-김승대 주연' 포항 4년 전 그날처럼 또 수원 잡고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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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김기동 감독 각본-김승대 주연'의 드라마였다.
김 감독과 김승대는 4년 전 그날처럼 또 한 번 승리의 환호를 합작했다.
이날 경기는 김기동 포항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수원 삼성과 다시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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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김)승대가 딱 해줘야…."
그야말로 '김기동 감독 각본-김승대 주연'의 드라마였다. 김 감독과 김승대는 4년 전 그날처럼 또 한 번 승리의 환호를 합작했다.
지난 2019년 4월 26일이었다. 포항 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이 격돌했다. 이날 경기는 김기동 포항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그는 불과 3일 전 포항의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의 데뷔전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경기는 후반 38분까지 0-0으로 팽팽했다. '0'의 균형을 깬 것은 '포항 에이스' 김승대였다. 그는 세컨드볼을 따내 오른발 인사이드로 거침없이 슈팅을 날렸다. 그의 발끝을 떠난 볼은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이 1대0으로 승리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4년이 흘렀다. 김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수원 삼성과 다시 붙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역시 축구장에는 빗방울이 쏟아져 내렸다.
결전을 앞둔 김 감독은 김승대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지난 23일 (김)승대에게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물었다. 승대가 '취임 4주년 축하드립니다' 문자가 왔다. 첫 경기 때 승대가 골을 넣어서 이겼다. 그때가 4월 26일이었다. 오늘은 4월 25일이다. 승대에게 두 골만 넣으라고 했다"며 웃었다.
변수는 있었다. 선수단의 집중력이었다. 경기 전 두 팀의 상황은 180도 달랐다. 포항은 올 시즌 개막 8경기 무패(4승4무)를 달리며 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지난 22일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더비'에서도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반면, 수원은 개막 8경기에서 2무6패(승점 2)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 이병근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 22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는 1대3으로 힘없이 패했다.
김 감독은 "양 팀 다 다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상대가 더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한다. 몇 경기 승리하지 못하다보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사실 우리도 조심스럽다. 선수들이 큰 경기 치르고 난 다음이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얘기했다. 38라운드를 치르면서 늘 집중할 수는 없다. 어느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인지 시켰다"고 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김 감독의 바람처럼 김승대가 해냈다. 김승대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벼락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상대 골키퍼 펀칭에 튕긴 볼을 놓치지 않았다. 망설임 없는 강력한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강력한 압박으로 호시탐탐 골을 노렸다. 하지만 포항의 뒷심이 더 강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1대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개막 9경기 무패(5승4무)를 달렸다. 한 경기 덜 치른 서울(승점 16)을 밀어내고 2위로 점프했다. 반면, 수원은 개막 9경기에서 2무7패를 기록하는 부진에 빠졌다.
포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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