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조작단' 10명 출국금지…가수 임창정 "피해자" 주장
JTBC는 어제(24일) 갑자기 하한가를 친 몇 가지 주식 종목과 관련, 주가 조작 세력들이 몇 년 동안 주가를 조작해 온 정황이 있고, 금융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해당 종목들은 오늘도 하한가입니다. 개미 투자자들은 절망 상태입니다. 저희 취재 결과 주가 조작 세력과 이들에게 돈을 맡긴 일부 투자자들이 금융당국 조사를 사전에 알아채고 해당 주식을 던지고 빠져나갔거나 또는 던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실제 어제 보도 이후 주가조작 일당 사무실에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일당 10명을 출국 금지했습니다.
먼저 임지수 기자입니다.
[임지수 기자]
오늘 새벽 1시 반쯤 강남의 한 건물에서 경찰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 신고자 : 사람들이 삼삼오오 10여 명이 모여서 수상한 행동들을 하길래… 뭔가 좀 은폐하려는 그런 느낌.]
JTBC 주가조작 보도 이후 관련 작전을 주도했던 일당들 사무실에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이 몰려든 겁니다.
투자자들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신고자 : (사람들이 평소) 고급 외제차를 타고 와서. 투자하는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런 정보들을 공유하고 자기네들끼리 그런 모임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만 수백명이 넘습니다.
[경찰 신고자 : '제가 있는 돈 없는 돈 다 가져와서 여기 투자했는데 저도 피해자예요' 울먹이시더라고요.]
취재진이 확보한 텔레그램 메시지와 문서들에 따르면 작전 세력은 2020년부터 투자자들 명의로 개통한 휴대폰으로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투자자들이 맡긴 휴대폰 앱으로 주식을 사고 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통정거래'를 해온 겁니다.
JTBC 취재와 금융당국 조사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세력이 자신들의 해외 계좌에서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폭락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 금융위원회는 내부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를 조사했고 서울남부지검은 작전 세력 10명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주가조작 일당들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들 중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있습니다. 가수 임창정 씨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에게 수십억원을 투자했고 따로 이들과 해외 골프장에도 투자했습니다. 오늘(25일) 취재진과 만난 임씨는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서효정 기자]
가수 임창정 씨가 주가 조작 세력들에게 돈을 맡긴 건 올해 초.
임씨는 자신의 연예 기획사 지분 일부를 50억원에 파는 대신, 그 중 30억원을 이들에게 재투자하기로 했습니다.
15억원은 자신의 증권사 계정에 15억원은 부인의 계정에 넣었다는 겁니다.
[임창정/가수 : 어떤 종목인지 모르지만, 그래프만 보게 되니까 이익이 좋고 수익이 얼마만큼 났다고 하니 되게 좋겠다. 15억, 15억을 개인 계좌로 만들었어요.]
자신과 부인의 신분증을 맡겨 해당 세력들이 임씨 부부 명의로 대리 투자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임창정/가수 : 당연히 '그 친구들이 하는 팀들이 하는 룰인가보다' 저는 주식을 모르니 그렇게 다 해줬어요.]
30억원이 한달 반 만에 58억원이 됐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는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창정/가수 : 돈 많으신 회장님들도 개인 돈을 불려주고 막 그런다고 (하니까) 그런데 제가 뭐 어떻게 그걸…]
임씨에 따르면 이들은 임씨가 넣은 30억원으로 신용매수까지 해 모두 84억원어치 주식을 샀습니다.
[임창정/가수 : 저는 30억원을 샀죠. 근데 84억을 샀던 거예요. 저는 몰랐죠.]
임씨는 어제와 오늘 폭락으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창정/가수 : 둘 다 반 토막이 나 있는 거예요. 뭔일인가 그게 어제인 거죠. 그랬더니 이게 '누군가에게 당했다'라는 표현이에요.]
하지만 임씨는 이른바 작전 세력들이 운영하는 방송 채널에 출연했고, 이들이 인수한 해외 골프장에도 함께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임창정/가수 : 거기(골프장)서 겸사겸사 공연도 하고 이렇게 된 거야. 형도 가서 공연을 어떻게 할 건지, 거기에 있는 회원들을 어떻게 하고 형도 가서 봐야 될 것 아니야…]
임씨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수사나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창정/가수 : 아까 그게 그 계좌예요. 1억8900만원이 남아있어요. 이게 이틀 전에 20억짜리였던 거예요. 계좌에 20억이 있었는데. 지금 1억8900만원 남았어요. 내일부터 이제 마이너스 5억 아마 그렇게 찍힐 거고…]
[앵커]
취재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이호진 기자, 오늘(25일) 기사에는 임창정 씨 투자자죠. 이건 주가조작 세력에게 직접 돈을 맡긴 투자자가 되는데 이들을 통해서 일단 구체적인 수법도 확인이 됐습니까?
[이호진 기자]
일단 어제 보도해 드린 것처럼 주가조작 일당들은 고객들 명의의 휴대전화를 받은 다음에 그 휴대전화를 통해서 주식을 매매했습니다.
그런데 거액 투자자 이른바 큰손에게는 노트북을 지급했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건데요.
아주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주식 매매 프로그램만 깔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당들은 자신이 지정한 시간이 되면 전화를 해서 노트북을 켜라고 뒤에 이 노트북을 통해서 원격으로 주식을 매매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저희는 이 노트북을 금융당국에 제출했고 관련해서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옛날 같으면 전화해서 또는 메신저 같은 걸 통해서 뭘 얼마에 사세요, 언제 파세요 이러는데 아예 명의로 노트북을 받아서 원격조정해서 본인이 그냥 하는 거군요, 주가조작 세력들이.
[이호진 기자]
주가조작 세력들이 받은 것은 아니고 주가조작 세력이 투자자에게 노트북을 지급을 했고 그것을 통해서 원격조종했습니다.
[앵커]
그 명의로 한다는 거죠?
[이호진 기자]
맞습니다.
[앵커]
오늘 주가조작 일당과도 접촉이 됐다고요. 그들은 뭐라고 합니까?
[이호진 기자]
그동안 사실 연락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닿지 않다가 오늘에야 연락이 됐습니다.
우선 이번 주가 폭락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자신과는 관계가 없고 다른 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큰 피해를 봤다고 했습니다.
또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도 모두 부인을 했습니다.
일당은 통정매매를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요.
자신은 종목만 지정을 해서 지인들에게 추천을 했고 휴대전화를 걷지도 않고 매도, 매수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다만 주식매매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투자자들을 위해서 도움을 준 적은 있다고 했습니다.
모두 저희가 접촉했던 수많은 투자자, 그리고 관계자들의 증언, 물증과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앵커]
일단 그 세력의 주장인 거군요. 해당 종목에 투자했던 그냥 일반 투자자가 이 주가조작 세력과 상관없는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계속 하한가를 맞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클 것 같습니다. 주가 폭락 원인으로는 어떤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이호진 기자]
지금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데요.
일단 저희가 듣기로는 일당들이 관리하는 계좌에 투자했던 한 큰손이 저희 최재나 금융당국의 조사를 눈치를 채서 일제히 돈을 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작전세력들이 이걸 막으려고 해당 주식들은 사들였던 걸로 보이는데 쏟아지는 매도 물량을 막지는 못했고 결국 하한가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관련해서도 향후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VJ : 한재혁·장지훈 / 리서처 : 고선영·김채현·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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