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모범생’ 태양, 6년 만에 솔로 앨범 냈다
지난 수년간, 가수 태양(본명 동영배·35)은 힘들 때마다 노을을 보며 이렇게 위안을 삼았다. “태양이 만들어낸 노을은 아침이 아닌, 어두운 밤만 계속 맞이하면서도 아무 불평 없이,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구나. 지금 상황이 힘들지만, 나 또한 노을처럼 아름답게 이겨낼 수 있는 작은 일이 무엇일까?”
태양이 24일 서울 용산구에서 연 청음회에서 직접 밝힌 자신의 미니 앨범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의 제작기. 2017년 정규 3집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솔로 음반이다. 태양은 특히 “노을이 불어넣어준 많은 감정과 생각들로 구상했고, (음악 활동의) 초심을 되찾게 해준 앨범”이라 했다.
2006년 5인조 보이그룹 빅뱅으로 데뷔한 태양은 2010년 중반까지 국내를 넘어 일본, 중국 등 해외까지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8년부터 의도치 않은 공백기가 시작됐다. 그해 군에 입대했고, 탑의 대마초 흡연(2017년), 버닝썬 게이트로 인한 승리의 탈퇴(2019년) 등 팀 멤버의 구설이 이어졌다. 2019년 11월 제대 직후엔 코로나 팬데믹이 왔다. 지난해 4월 빅뱅 이름으로는 4년 만에 신곡 ‘봄여름가을겨울’을 발매했지만, 직후 지드래곤을 제외한 멤버 모두가 소속사 YG를 떠나며 그룹은 활동 중단 상태가 됐다.
태양은 이 긴 공백기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가수 태양 말고 인간 동영배로도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변화를 모색하게 해 준 감사한 시간”이 됐다고 했다. 2018년 배우 민효린과 결혼해 2021년 얻은 아들과 보낸 시간 덕분이라고 했다. “아빠가 되면서 음악뿐 아니라 세상 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죠. 데뷔 초부터 제 삶 속의 진정성이 음악에도 내포돼야 한다 생각했는데, 깊은 내면의 제 모습을 찾게 됐어요. 너무 행복해요.” 태양은 또 “빅뱅 컴백은 나도 가장 바라는 꿈”이라며 “당장 어떻게 하겠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나도, 다른 멤버들도 열심히 활동하다 보면 머지않아 좋은 시기에 만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빅뱅을 ‘롤모델’로 언급하는 후배 가수도 여전히 많다. 총 6곡의 신곡 중 ‘바이브’는 태양을 롤모델로 꼽아온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가창에 협업했고, 지난 1월 선공개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76위까지 올랐다. 또 다른 신곡 ‘슝!’은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흔쾌히 목소리를 더했다. 타이틀을 꿰찬 ‘나의 마음에’는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을 앞세운 한국적인 팝. “유재하 선생님의 순수한 음악”과 “김광석, 김현식 등 지금 우리나라 음악의 기초를 만든 분들”로부터 영감을 찾았다고 했다. “K팝이 현재 세계적으로 사랑받지만 제 생각에 우리 음악의 황금기는 1980~90년대죠. 이 시기 음악이 가장 팝스러우면서 한국적인 감성이 녹아있고, 아름다운 한글로만 채워져 있거든요.” 그가 이날 현장에서 “직접 썼다”며 라이브로 부른 이 곡의 가사는 특히 ‘되찾은 초심’을 엿보이게 했다. “절대 채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뭘 그리 더 가지려 했나”.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음]박순철 울산시의회 사무처장 부친상
- 한동훈 “李위증교사 단순사건…판사 겁박은 양형가중 사유”
- 내년 경주서 ‘APEC CEO 서밋’… CEO 1000명, 알파벳 b 모양 ‘엄지척' 이유는?
- 연일 완판 행진 카이스트 탈모 샴푸, 단독 구성 특가
- 美국방장관 지명자 헤그세스, 성비위 의혹...‘극단주의’ 문신도 논란
- 잠자던 ‘고래’가 깨어난다... ‘트럼프 랠리'에 움직이는 가상화폐 큰손들
- 독거미 320마리를 배에… 페루서 밀반출하다 걸린 한국인
- 野 3차 정권퇴진 장외집회…이재명 ‘의원직 상실형’에 서울도심 긴장
- 尹·시진핑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가속화"...방한·방중도 제안
- 🌎 ‘수퍼 트럼피즘’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