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울증 갤러리' 피해자 또 있다…"과거에도 극단 선택 다수" 증언
최근 한 10대 여학생이 한 건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 과정이 디시인사이드의 한 '우울증 갤러리'에 유포됐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는데 JTBC가 취재해 보니 또 다른 10대 학생이 이 커뮤니티 모임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일부는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김안수 기자입니다.
[김안수 기자]
A양은 지난해부터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했습니다.
일부 성인 남성들이 만나자고 요구한 뒤 성추행을 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A양/우울증갤러리 유저 : 취해서 저 막 끌어안고…사과는 받아서 고소는 취하했고.]
A양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라이브방송에서 '극단 선택' 가능성을 예고했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사진이 몰래 찍혔는데, 갤러리에 유포되면서 성희롱과 비난 댓글 때문에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A양/우울증갤러리 유저 : OO이라고 (갤러리에서) 되게 유명한 사람이었거든요. 그 사람이 '찍긴 찍었는데 안 올렸다'고 계속 그러더라고요.]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조롱성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A양/우울증갤러리 유저 : (실시간 댓글로) 죽으라는 애들도 있었고…]
당시 A양의 방송을 지켜보던 다른 이용자와의 통화에는 급박했던 순간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당시 통화 : 방금 112 신고까지 하려고 했다. 지금 놀래서. 진짜 왜 그러냐.]
서울경찰청은 '우울증갤러리' 전담 TF를 꾸리고, 강남의 한 빌딩에서 10대 여학생이 떨어져 숨진 사건과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조사 중입니다.
[앵커]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해 온 사람들은 이전에도 극단적 선택이 수차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우울증이 가진 사람들이 이 갤러리의 대화에 의지했지만 일부 남성들은 이를 이용해 성범죄까지 저질렀습니다.
이어서 최연수 기자입니다.
[최연수 기자]
성인 남성 B씨는 5년 전부터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성추행이나 불법촬영을 암시하는 게시물들을 자주 목격했다고 말합니다.
[B씨/우울증갤러리 유저 : 범죄 피해자 그런 거로 치면 100명이 넘어요. 대부분 성 관련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우울증 갤러리와 관련된 극단적 선택이 최소 5건 이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울증 갤러리에는 해당 사건들과 관련된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취재진과 함께 이 내용을 분석한 전문가는 사건이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우울증이 있는 미성년 여성을 노리고 성인 남성이 갤러리에 들어갑니다.
온라인 상으로 정서적으로 유대감과 친분을 쌓으면서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고 성범죄에 노출된다는 겁니다.
불법촬영물이 퍼져 2차 피해를 당하고 삶의 끝으로 내몰리는 방식이 'N번방 사건'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누구에겐가 상담을 하고 싶어 하는 미성년자 유저들을 끌어들여서 결국에는 각종 범죄에 다 노출을 시켰던 것 같아요. 피해자가 여러 명 있을 개연성은 매우 높고…]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도 이용자들이 우울증 갤러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A양/우울증갤러리 유저 : 이거랑 약 없이는 못 살게 돼버려서…(부모님께는) 너무 마음 아파하시니까 말도 못 하겠고. 근데 우울증갤러리에서는 마음 놓고 말할 수 있잖아요.]
이런 점이 가해자들에게 악용되기도 합니다.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 귀 기울여 주는 것 자체가 아이들한테는 굉장히 위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을 신뢰하게 되고…]
우울증 갤러리를 운영하는 디시인사이드 측은 문제가 되는 키워드를 골라 삭제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영상취재 : 공영수 /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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