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리 빌라왕’ 연루 공인중개사 40명 무더기 입건

[앵커]

공인중개사들이 3백 명 넘게 연루된 이른바 '구리 빌라왕' 사건 소식입니다.

경찰이 공인중개사 40여 명을 뒷돈을 받은 혐의로 한꺼번에 입건했습니다.

최근 불거진 전세 사기마다 이렇게 임차인들이 믿고 맡긴 공인중개사들이 얽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나 제재는 없었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1년 경기도 구리시의 한 오피스텔에 전세 입주한 박 모 씨.

전세가가 분양가와 같았지만 안전하다는 공인중개사 말을 믿었습니다.

[박OO/'구리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부동산 업자가 우리가 집을 구하러 가면 여기 좋은 물건이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전셋집을 압류 당한 이 세입자도 공인중개사를 믿었다고 했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이 사람 사업하는 분이어서 크게는 문제 없을거다..."]

이런 식으로 '구리 빌라왕' 일당의 임대차 계약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는 313명.

계약을 진행했던 부동산을 찾아가 봤지만, 폐업했거나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구리 빌라왕 중개 부동산/음성변조 : "(예전에도) 있었는데, 모르겠는데요. 오래돼서..."]

경찰이 오늘(25일) '구리 빌라왕' 고 모 씨 일당에게 법정 수수료율보다 중개비를 많이 받은 공인중개사 40여 명을 입건했습니다.

전체 입건자는 60명으로 늘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들이 받은 '뒷돈' 액수는 천차만별이고, 입건자 수는 더 늘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경찰 수사 결과, 전세 사기로 입건된 피의자 중, 가짜 임대인을 빼면 가장 많은 게 공인중개사입니다.

인천 건축왕 사건에서도 일당 61명 중 9명이 공인중개사였습니다.

[민성용/인천 피해자 : "집 지을 때 대출 받은 거 이게 다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조금조금씩 갚고 계시고, 그분도 사업하시면서 이제 크게 문제 없다고 이렇게 얘기하셨고요."]

하지만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는 법정 형량이 높지 않고, 벌금형 선고가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지자체가 공인중개사에게 내린 행정처분 만 천여 건 중, 90% 가까이는 과태료나 경고 등 경징계였습니다.

공인중개사들이 계약 때, 제시하는 2억 원 '공제증서'마저도 1년 간 전체사고 보상한도여서 대규모 전세사기에는 실익이 없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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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