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적장으로…대구 찾은 이승엽 감독에 '미묘한 감정'
삼성 레전드가 '적장'으로 대구를 찾았습니다. 삼성 팬들도, 이승엽 감독도, 서로에 대한 마음은 그대로지만 승리만큼은 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최종혁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 : 냉정함을 가지고 공과 사는 확실하게 구분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2017년 10월, 36이 새겨진 유니폼을 반납한 이승엽은 삼성 그 자체였습니다.
1995년 데뷔 후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5번의 홈런왕.
은퇴 경기서도 홈런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얼굴 앞에서 뜨겁게 울었는데
[이승엽/은퇴 경기 (2017년 10월) : (이승엽! 이승엽!) 지금 이 여러분들의 함성 소리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두산 감독으로 그 벽화 앞에 다시 섰습니다.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우리팀만 생각하고 선수 때 제가 가졌던 영광은 다 잊었습니다.]
이승엽을 보며 꿈을 키운 막내는 상대팀의 기둥이 됐습니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 제 우상이셨던 이승엽 감독님께서 대구에 오셨는데 잘하는 모습, 저희 팀이 이기는 모습 보여주고 싶습니다.]
삼성 팬들은 다시 만난 라이온킹이 반가우면서도 질 순 없다는 미묘한 감정에 빠져들었고,
[허병연/경기 남양주시 (삼성 팬) : 이승엽 감독님 처음 대구 온다고 해서 연차내고 보러 왔는데…이승엽 감독님이 욕 덜 먹고 삼성이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을 잘 아는 이승엽도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냉정함을 되새깁니다.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 : 대구 시민들께 받았던 환호성 박수는 잊을 수 없습니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드리고, 놀러온 게 아닙니다. 저희는 이기려고 왔기 때문에 경기에 집중하겠습니다.]
비로 취소된 두 팀의 대결은 내일(25일) 치러집니다.
(화면출처 : 유튜브 'LionsTV')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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