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찾지 않는 외국인 장기 입원 환자, 누가 책임져야 하나

<앵커>
체류기간이 끝난 외국인근로자의 장기 입원 문제가 의료계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병원비는 고사하고, 요양병원 전원도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다른 중환자 치료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인데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합니다.

홍우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국적의 외국인근로자 50살 A씨는 지난해 10월 갑작스런 뇌출혈로 도내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응급수술을 통해 목숨은 건졌지만 흔히 말하는 식물인간 상태에 놓였습니다.

그 사이 체류기간 만료로 건강보험 자격이 중지됐고 산재 대상 적용 질환도 아니라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그 사이 병원비는 5천만원을 넘어갔습니다.

부인 등 중국에 있는 가족들은 A씨를 데려가지도 않았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전화 녹취> 00병원 관계자
"퇴직금을 본인들이 청구해서 받아서 갈려고 시간만 벌었었나봐요. 그래서 결국은 환자는 불법체류자가 된 것이고 비자 연장도 전혀 안됐고 여권도 보호자가 다 가져간 상황이고.."

중국 대사관측도 금전적인 지원이 어렵다며 다른 가족들의 연락처만을 수소문해 알려 줄 뿐이었습니다.

병원측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병원비는 차치하고서라도 중환자실 병상이 모자란 상황에서 요양병원으로 전원을 하려해도 받아 주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화 녹취> 00병원 관계자
"병원에서 그냥 다 떠안게 되는 상황이고 환자 사망할 때까지 간병비 포함해서 일부 병원에 필요한 비용까지 다 지불해야 되는 상황이 돼버렸어요."

이 같은 고민은 전국의 상당수 종합병원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일로, 외국인 근로자 증가로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본국 송환 등 외교적 해결방안을 구축하거나 최소한 요양병원 강제전원이 가능한 제도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응급 외국인근로자 입원치료 기피 등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CJB 홍우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