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여사가 준비한 만찬장, 테이블에 2m 높이 벚꽃 올린 까닭

김정환 기자 2023. 4. 25. 20: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질 바이든 여사가 24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국빈 만찬 사전 설명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대접할 음식과 테이블 세팅 등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만찬장 테이블에는 2m 가까운 높이의 활짝 핀 벚꽃으로 가득 채운 대형 꽃병을 놓았다./AP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오는 26일(현지 시각) 만찬에는 크랩(게살) 케이크와 소갈비찜 등이 올라올 예정이다. 미국 요리에 한국 식재료를 곁들인 것이 특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24일 백악관에서 국빈 만찬 사전 설명회를 열고 윤 대통령 부부에게 대접할 음식과 만찬장 디자인 콘셉트 등을 언론에 소개했다.

24일 백악관에서 조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접할 국빈만찬 요리가 공개됐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설명으로 언론에 소개된 소갈비찜(가운데)과 된장 캐러멜 더해(앞) 게살 케이크(뒤)./AP 연합뉴스

첫 코스는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와 차가운 호박 수프다. 게살을 발라 구운 크랩 케이크에는 ‘고추장 비네그레트’를 곁들인 양배추와 콜라비, 펜넬, 오이 샐러드가 함께 오른다. 호박 수프는 절인 딸기와 들깨 기름으로 장식했다. 메인 코스는 잣을 곁들인 소갈빗살 찜이 나온다. 강낭콩 그리츠(말려 간 뒤 삶아 버터·우유와 섞어낸 요리), 수수가 발린 당근 등으로 구성된다. 디저트는 레몬 바 아이스크림과 신선한 베리류, 민트 생강 쿠키 크럼블, 된장 캐러멜이 곁들여진 바나나 스플릿이 나온다.

게살 케이크는 2021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때도 오찬 메뉴로 올랐었다. 당시엔 전채 요리가 아닌 메인 메뉴였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국빈 방문이 아니라 의전을 간소화하는 공식 실무 방문을 했다. 별도 만찬은 없었고, 37분간 양국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오찬도 함께했다.

백악관은 이번 만찬을 위해 한국계 스타 셰프인 에드워드 리를 ‘게스트 셰프’로 특별 초청했다. 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리 셰프를 선택했다고 한다. 리 셰프는 올해 50세로, 미국 남부 음식에 한식을 결합한 퓨전 음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될 한미 정상 국빈만찬 메뉴를 준비한 한국계 스타 셰프 에드워드 리가 24일 메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초청한 리 셰프는 미국 남부 음식에 한식을 결합한 퓨전 음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셰프다./연합뉴스

양국 정상의 만찬은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다. 만찬장 디자인도 한국계 미국인 정 리가 운영하는 이벤트·디자인 회사 페트가 맡았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초상화와 태극 문양이 공존하고, 한국 전통 건축물 단청과 수묵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 버무려졌다. 대나무 의자 등받이는 모란과 대나무 그림으로 장식했다. 바이든 여사는 “(양국) 문화의 조화, 사람들 간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테이블엔 2m가량 길이로 가지를 뻗은 활짝 핀 벚꽃들이 담긴 대형 꽃병들이 놓인다. 봄철에 포토맥강 변과 인근 인공 호수(타이들 베이슨) 주변에 만개하는 벚꽃은 백악관, 워싱턴기념탑 등과 함께 워싱턴DC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워싱턴 기념품에는 벚꽃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워싱턴 벚꽃 축제에는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다. 바이든 여사는 “손님들이 봄의 재생을 상징하는 벚나무 가지 아래에서 식사를 즐길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벚꽃은 20세기 초 일본이 선물한 것이 시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 후 미국에서 이 벚나무들을 베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을 때, 미국에 거주하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워싱턴의 벚나무는 제주도가 원산인 왕벚나무”라며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