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거셌던 ‘뱅크런’… SNS가 위기에 기름 부어

서필웅 2023. 4. 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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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공황상태)으로 몰아넣은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 등의 위기 때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시장 추정보다도 훨씬 큰 규모로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3월 말 예금액에는 JP모건체이스 등 대형 은행이 이 은행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지원한 30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는 투자금융사인 제프리스가 지난달 뱅크런 사태가 불거졌을 때 89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한 예금인출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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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2022년 말 총 예금액 1764억불서
3월말 1045억불… 40% 이상 감소
대형은행 지원액 300억불 포함돼
실제 감소 총액은 1000억불 넘어
SNS 통해 주가 폭락 소식 퍼지고
허위정보 확산 투자자 불안 커져
지난달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공황상태)으로 몰아넣은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 등의 위기 때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시장 추정보다도 훨씬 큰 규모로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한 시대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한 불특정 정보가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속도로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24일(현지시간) FRB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확인한 결과 총 예금액이 지난해 말 1764억달러(약 235조원)에서 3월 말 1045억달러로 40% 이상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450억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3월 말 예금액에는 JP모건체이스 등 대형 은행이 이 은행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지원한 30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위기 속 FRB가 겪은 뱅크런 총액이 1000억달러 이상인 셈이다. 이는 투자금융사인 제프리스가 지난달 뱅크런 사태가 불거졌을 때 89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한 예금인출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유동성 위기로 경쟁사 UBS에 인수된 스위스의 대형 투자은행(IB) 크레디스위스(CS)에서는 올 1분기에만 612억 스위스프랑(약 92조원)이 빠져나갔다. 역시 CS가 이날 발간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 규모가 전례가 없을 정도의 예금 유출 사례라며 CS를 인수한 UBS의 향후 경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뱅크런이 SNS 영향 속 더 빠르게 이루어졌다는 시장의 예측을 뒷받침하는 연구도 나왔다. 크리스토퍼 실러 애리조나주립대 경영학과 교수 등 미국과 유럽의 5개 대학 연구자들이 최근 발간한 ‘뱅크런 촉매제로서 소셜미디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논문은 지난달 9일 위기설 확산으로 하루 만에 420억달러(56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하루 만에 폐쇄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관련해 지난달 1일부터 13일까지 트위터에 올라온 모든 트윗의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해 ‘런’, ‘인출’과 같은 핵심 단어를 분류해낸 뒤 누가 트윗을 했는지,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가 어디인지 등을 추적했다.

분석 결과, 뱅크런을 앞두고 예금주들이 트위터에 SVB 위기를 트윗하며 공포를 확산시켰다고 논문은 밝혔다. 특히 트윗 게시자들이 SVB 예금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영향력 있는 예금주라면서 부정적 트윗은 이 은행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그 트윗이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나온 경우 영향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SVB 파산을 다룬 첫 학술 연구다. 저자들은 “SNS 기반 뱅크런은 금융 시스템에 새로운 위험 요소”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위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새로운 시대에 대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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