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부정맥 방치 땐 큰일
부정맥이란 정상 맥박이 아닌 모든 심장박동 혹은 심장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심장박동은 동방결절이라는 조직에서 형성된 전기적 신호가 전달돼 일어나는데, 부정맥은 이러한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부정맥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심장박동이 빠른 서맥, 심장박동이 느린 서맥, 불규칙한 심박동으로 나뉜다.
통상적으로 심박동수가 분당 100회 이상인 경우를 빈맥이라 하고, 60회 미만인 경우를 서맥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부정맥은 심장질환 혹은 전신질환과 연관돼 발생하는데, 특별한 원인 없이도 발생하는 것을 특발성 부정맥이라고 한다.
건강검진을 통해 '부정맥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환자, 가끔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끼는 환자, 또는 가끔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는 것을 느끼는 환자들은 심장이상에 대해 우려하게 된다.
◇원인과 증상=비정상적인 심장박동, 즉 부정맥의 원인은 다양하다. 음주와 관련돼 나타날 수 있고, 갑상선 기능의 이상,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혈관 질환, 그리고 선천적으로 심장 내 비정상적인 신경다발이 존재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부정맥의 종류 또한 여러 가지다. 치료 자체가 필요 없이 마음의 안정만으로도 치유가 될 수 있는 부정맥에서부터 약물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정맥, 심지어 수술로 치료를 해야 하는 심각한 부정맥이 있다.
부정맥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근거림이다.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자신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물론 정신적 충격이나 심한 운동 이후에 발생하는 가슴의 두근거림은 있을 수 있지만, 특별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가슴의 두근거림이 있다면 부정맥 증상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또한 갑자기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꾹꾹 눌리듯 답답함을 느낀다면 이 또한 부정맥의 증상에 해당되니 반드시 확인을 해야 한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거나 느려지면 혈압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이러한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지만 어지러움이 발생하고 체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부정맥이 정상보다 빨라지면 어지러움이 발생해 정신이 혼미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자칫 돌연사의 위험까지 있으므로 초기에 진료를 받고 예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불행히도 모든 부정맥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심박동에 이상이 생겨 돌연사 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검사 및 진단=부정맥의 진단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심전도 검사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정맥은 그 빈도가 하루에 한 번, 그것도 1분 미만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1개월 혹은 1년에 한 번씩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한 번의 심전도 검사로 부정맥의 정류와 정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심전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안심해선 안된다.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부정맥으로 인해서 돌연사 혹은 급사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전도 검사를 보완하기 위한 검사 방법이 24시간 심전도 검사다. 그러나 24시간 동안 심전도를 기록해도 부정맥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한 것이 부정맥유발검사(심장전기 생리 검사)다. 이 검사는 다리 혈관에 바늘을 찔러 바늘을 통해 심장 내부에 전선을 3-4개 넣고 외부에 연결된 컴퓨터와 기계장치를 통해 심장에 아주 정교하게 계획된 자극을 가해 원래 환자가 가지고 있던 부정맥을 유발시키는 방법이다. 검사를 통해 부정맥의 종류도 확인할 수 있다.
바늘을 찌르는 부위에만 국소 마취를 하고 검사하므로 마취제를 주사할 때를 제외하고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검사를 하는 동안 의사와 환자가 서루 대화를 하기 때문에 전신 마취로 인한 위험과 환자의 불안도 해소할 수 있으며, 흉터도 남지 않는다.
또한 검사와 동시에 원인이 되는 심장 내 비정상 부위를 X-선을 투시해 보면서 수술용 전선을 심장 내로 삽입해 비정상적인 신경다발을 고주파를 사용하여 절제할 수 있으며, 이때도 역시 환자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후 다음날 바로 퇴원도 가능하고 바로 직장이나 사회생활로 복귀도 가능하다.
◇부정맥의 치료=부정맥 환자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빈맥과 같은 부정맥의 경우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한다. 이 시술은 부정맥 유발검사를 통해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조직을 찾아서 그곳에 고주파를 방출해 원인조직을 파괴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는 인공심박조율기 삽입 치료이다. 인공 심공심박조율기는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너무 느려서 대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 어지러움을 쉽게 느끼거나 실신을 일으키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필요한 장치다. 인공 심박조율기란 심장에서 전기자극을 잘 못 만들어내거나 전기신호가 잘 전달되지 않아서 맥박이 느려진 서맥치료에 도움을 주는데,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도록 하는 기계장치를 체내에 삽입하는 것이다.
또 다른 치료법으로는 체내 삽입형 제세동기이다. 악성 부정맥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감지해 심장에 전기자극이나 충격을 가해 부정맥을 즉각적으로 중지시키는 장치로 돌연사 또는 급사를 예방해준다. 심실 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부정맥치료에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항부정맥 약물을 이용해 치료하기도 하며,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 생존 확률은 1분이 경과할 때마다 7-10% 감소한다. 뇌사 및 사망은 심장마비 이후 4-6분 후 시작된다. 촌각을 다투는 질환이기 때문에 그만큼 사망률도 높다. 하지만 최근 심장 부정맥의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과거에 비해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부정맥은 심각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심장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배장호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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