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아이안고 원정진료 떠난다"…대전 소아응급실 공백에 부모 '시름'

김소현 기자 2023. 4. 2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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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는 "병원에선 소아응급실이 없을뿐더러 전문의가 없으니 다른 병원 가라는데 아이는 계속해서 쳐지고 그날만 생각하면 손발이 덜덜 떨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주부 김 씨 역시 최근 고열과 구토증상을 보이는 아이의 모습에 119를 통해 안내받은 병원에 전화를 돌렸지만 모두 소아과 전문의가 없다는 답변과 함께 진료를 거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를 둔 부모는 야간 시간대 병원 가길 포기하거나 인근 타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가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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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전국 단 10곳에 불과…그중 대전 전무
일요일 낮과 공휴일에도 상주하는 소아 전문의 없어 의료공백
게티이미지뱅크

#대전에 거주 중인 두 자녀의 엄마 최 모 씨는 지난 20일 새벽 3시 38도 고열에 시달리는 4살 아이를 업고 집 근처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소아전문의가 없어 진료가 어렵다'는 병원의 말에 타지역의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찾아 겨우 진료를 봤다.

최 씨는 "병원에선 소아응급실이 없을뿐더러 전문의가 없으니 다른 병원 가라는데 아이는 계속해서 쳐지고 그날만 생각하면 손발이 덜덜 떨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주부 김 씨 역시 최근 고열과 구토증상을 보이는 아이의 모습에 119를 통해 안내받은 병원에 전화를 돌렸지만 모두 소아과 전문의가 없다는 답변과 함께 진료를 거부했다. 그나마 전문의가 있는 한 대학병원마저도 대기 시간이 3-4시간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대전지역 소아응급실 공백에 밤새 '원정진료'를 나서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야간시간대는 물론 일요일 낮과 공휴일에도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 응급진료가 어려운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서울대병원, 신촌 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부속 천안병원 등 총 10곳이 지정돼 있다. 이중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6곳, 비수도권에는 충남과 대구, 경남, 세종 각각 1곳으로, 대전과 충북 등에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를 둔 부모는 야간 시간대 병원 가길 포기하거나 인근 타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가는 실정이다.

소아응급실 공백은 전문의 배출 변화와 직결된다는 의료계 목소리다. 실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까지 100%를 상회하다 2020년 78.5%, 2021년 38.2%, 지난해 27.9%라는 최하의 결과를 보였다. 전공의 급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감소로 이어져 응급실에서 24시간 소아를 진료할 의사 공백 사태가 이어진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내년까지 미설치 지역 중심으로 추가 지정해 총 12개소까지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소아응급의료는 아이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소아전문응급센터 확충하고 소아응급환자 진료기능을 강화하는 등 소아응급의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시설 확충이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인력 공백 문제가 핵심인 만큼 소아과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지역 종합병원에서 소아과 운영이란 비급여 항목이 적어 진료를 봐도 돈이 안 되고 운영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 속 직접적인 해결방안은 소아청소년과 수가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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