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어린이 사망 땐 최고 징역 26년

양형위, 스쿨존 내 음주운전 범죄 관련 양형기준 설정
7월1일 기소된 사건부터…대전 스쿨존 가해자는 적용 안돼

사진=대전일보DB

오는 7월부터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어린이를 치어 숨지게 하면 최고 26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25일 대법원에 따르면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는 전날 제123차 전체회의를 열고 스쿨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로 인한 어린이 사망 또는 부상 범죄, 음주·무면허운전 범죄 등에 대한 양형기준을 새로 설정했다.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어린이가 다쳤을 때 감경 사유가 있으면 벌금 300만 원-1500만 원에 처해질 수 있다. 어린이가 많이 다치거나 난폭운전 등 가중 인자가 있다면 최고 징역 5년까지도 가능하다. 어린이가 사망했을 경우 징역 1년 6개월-8년까지 선고될 수 있다. 무면허운전은 벌금 50만 원-300만 원 또는 최고 징역 10개월까지 선고된다.

음주운전 시 형량은 크게 높아진다.

스쿨존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 음주운전으로 어린이를 다치게 하면 최고 10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다친 아이를 옮긴 뒤 도주(뺑소니)하면 16년 3개월까지 형량이 늘어날 수 있다. 스쿨존 내에서 만취운전을 했다가 어린이를 사망케하면 최고 15년형에 처해진다. 사망한 어린이를 두고 도주할 경우 23년형, 시신을 유기하고 달아나면 26년형까지 각각 선고될 수 있다.

새 양형기준은 올해 7월 1일 기소된 사건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대전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배승아(9) 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전직 공무원 방모(66) 씨는 이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방 씨는 지난 8일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혈중알코올농도 0.108%인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배 양을 숨지게 했다.

이처럼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 양형기준이 새롭게 설정됨에 따라 음주운전 가해자 신상 공개 등 관련 법안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난 17일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자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일명 '음주 살인 운전자 신상 공개법'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윤창현 의원(대전 동구 당협위원장)도 스쿨존에서 음주 교통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이달 안에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