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韓노동생산성 급격히 하락"
서영경 위원 "노인 고용 급증에
저성장 체제 더 굳어질 우려"
한국 노동시장에 저임금 여성·고령층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고물가를 부추기는 근원물가 압력을 완화시킬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여성·고령층 공급이 늘면 노동생산성 하락으로 '저성장·저물가' 체제로 굳어져 통화정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5일 한은이 개최한 '2023년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위원에 따르면 최근(2021년~2023년 2월)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취업자 수, 고용률 등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실업자 수 대비 빈 일자리를 나타내는 노동시장 긴장도는 팬데믹 이전과 같은 0.34로 조사됐다.
노동시장 긴장도가 높을수록 구직자 수에 비해 빈 일자리가 더 많다는 뜻이다. 즉 긴장도가 높으면 임금이 높아지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국의 노동시장 긴장도가 낮은 이유는 여성·고령층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9년 말보다 2.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이 높은 코로나19 사망률, 조기 은퇴 등으로 1%포인트 낮아진 것과 대비된다. 여성 노동자도 만혼과 저출산 심화로 공급이 늘었다. 노인 돌봄 등 가사노동이 시장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 위원은 노동시장 긴장도가 낮은 만큼 올해 근원물가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올해 고용시장에서는 수요 둔화와 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긴장도가 완화되고 있어 근원물가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은의 계량 분석에서도 고용시장 긴장도와 근원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하락 중이다.
서 위원은 한국이 팬데믹 이후 노동생산성이 하락한 점을 경고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1~2019년 2.5% 에서 팬데믹 이후인 2020~2022년에는 1.7%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은 0.4%에서 1.3%로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그는 "생산성 하락이 지속될 경우 저성장·저물가 체제로 회귀가 불가피하고 통화정책적 부담도 증가할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고부가가치 서비스 이민자 개방 등 노동시장의 실질적인 구조 개선 노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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