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기자M] 돌 반 꽁초 반 / 로스쿨생 50명 고소

2023. 4. 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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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를 들여다보는 사회기자M 정태웅, 한범수입니다.

1. 돌 반 꽁초 반

[한범수] 어디 얘기인가요?

[정태웅] 먼저 노래부터 들어 보시죠.

('감수광' - 바람 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

[한범수] 돌 많은 지역 제주도 얘기군요. 담배가 얼마나 많길래 꽁초가 반일까요? (한번 보시죠!) 과장이 아니었네요. 심각한데요.

[정태웅] 관광객이 많아서일까요? 담배뿐만 아니라 쓰레기도 곳곳에 널려 있는데요. 몇 년 전 제주로 넘어온 한 청년이 보다 못해 발벗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정연철 / 제주클린보이즈클럽 - "바닷가에서 놀아야 하는데, 밟히는 게 있으면 안전하지도 않고 보기도 안 좋아서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정태웅] 100일을 한 시즌으로 정하고 막연하게 시작했던 게 벌써 5시즌째로 접어들었다고 하네요. 2020년에 시작해 지난해까지 모은 쓰레기가 16톤 정도 되고요, 어느새 캠페인처럼 진행되다 보니 여행객 등 함께 참여한 누적인원도 1,5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정연철 / 제주클린보이즈클럽 - "깨끗이 청소한 바닷가에서 관광객이 사진 찍는 걸 보면 되게 좋죠."

[한범수] 이 정도면 제주 지킴이인데요. 아무리 좋은 일이라지만 생계 문제도 있을 텐데 무턱대고 봉사만 할 순 없잖아요.

[정태웅] 이제는 생계 쪽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운 쓰레기들을 전시물로 재탄생시키기도 하고, 해외에서 온 독특한 쓰레기 같은 경우에는 그 자체로도 전시 상품이 되는 거죠.

▶ 인터뷰(☎) : 정연철 / 제주클린보이즈클럽 - "재밌는 물건들 많이 나오거든요. 북한 쓰레기도 있고…. 아니면 30-40년 된 라면 봉지…. 모아서 전시합니다."

[정태웅] 최근에는 베트남의 유명대학교 전시 초청까지 받아 다녀왔다고 하네요.

[한범수] 전시 초청까지! 착한 사람에게 복이 온다는 말 생각납니다. 환경도 지키고 이걸로 특기도 살려내는 일석이조의 모습 보기 좋네요. 꾸준한 활동 기대해봅니다.

2. 로스쿨생 50명 고소

[정태웅] 예비 판검사님들이 이렇게나 많이 고소당했다는 건가요?

[한범수] 네, 일부 로스쿨생 때문에 생업이 흔들릴 정도로 피해 봐서 고소 안 할 수가 없었다는 분 만나 봤습니다.

[정태웅] 책이 잔뜩 쌓여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요. (출판사 창고입니다.) 피해자가 저분인가 보죠? (네, 출판사 대표입니다. 백현관 대표!) 무슨 책들인가요?

[한범수] 로스쿨생이 푸는 문제집인데요. 많은 연구개발 비용을 들여 만든 책이어서 나름대로 공신력이 있는데, 최근 2년 새 매출액이 40%나 떨어졌다고 합니다.

[정태웅] 책 잘 만들었다면서요. 왜 안 팔렸을까요?

[한범수] 컴퓨터 파일 하나 띄워놨거든요. 일단 보시죠! (대표님이 책을 들고 있는데, 책 표지가 화면에 뜬 그림이랑 똑같이 생겼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스캔해서 옮긴 PDF 파일입니다. (불법 복사물이군요!) 로스쿨생들 사이에서 헐값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백현관 / 출판사 대표 - "깔끔하잖아요. 그거는 한 장씩 하지 않고, 여기를 재단기로 끊어서 기계에 넣었다는 거죠."

[정태웅] 책이 안 팔린 데 이유가 있었군요.

[한범수] 맞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까 지금도 불법 거래가 이뤄지고 있더라고요. ‘삽니다’, ‘팝니다’, ‘비밀 댓글 남겨 주세요’, 이런 글들 보이시죠? (그렇네요!)

▶ 인터뷰 : 백현관 / 출판사 대표 - "발행한 걸 문자로 한 번 다시 주시든지, 바로 오늘 입금할게요."

[정태웅] 갑자기 전화받는 장면이 나오네요. 어딘가 돈 보내시겠다고 말씀하시는데요?

[한범수] 마침 거래처 관계자한테 독촉 전화받은 겁니다. 거래처에 송금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경영 상태가 안 좋아진 거죠. 저렇게 생존이 힘들어질 정도가 되니까 고소를 결단한 겁니다.

▶ 인터뷰 : 백현관 / 출판사 대표 -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이제 인건비를 제공할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러서…. 이래선 안 된다는 신호를 줘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고소하게 됐습니다."

[한범수] 대표님이 직접 거래하는 당사자인 것처럼 꾸며서 범행 증거를 잡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50명 고소했는데, 상당수가 로스쿨생으로 추정됩니다.

[정태웅] 그런데 솔직히 학생들의 교재비 부담도 외면할 순 없을 것 같단 말이죠.

[한범수] 국내 로스쿨의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은 사립대의 경우 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여기에 교재 비용까지 수십만 원 나가죠. 그러니 불법이더라도 솔깃했던 것 같습니다.

[정태웅] 어쨌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할 예비 판검사님들이잖아요. 시작 단계에서부터 불법에 익숙해지면 안 되겠죠.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유민지,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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