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車 고쳐가며 1178km 달렸다…수단 교민들 긴박했던 탈출
가족들, 케이크 꽃다발 준비해 격한 환영
軍, 현지상황 감안 ‘항공이동 불가’ 판단
현지사정 밝은 UAE측 육로이동 도움 손길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이도훈 외교부 2차관,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등은 공항으로 나가 교민들을 맞았다.
공항으로 교민들을 마중 나온 가족들은 케이크와 꽃다발, 피로회복음료 등을 들고 나와 무탈하게 돌아온 식구들과 얼싸안았다. 군에서도 꽃다발과 곰인형 등을 준비해 교민들을 환영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수도인 하르툼의 국제공항을 통해 교민들을 가급적 신속하게 이송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지 교전 상황과 이동 가능여부, 이미 발생한 공항 내 항공기 피해 등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항공이동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던 가운데 ‘해 볼 만한’ 대안을 제안한 것은 아랍에미리트(UAE)였다. 결국 정부는 여러 판단 끝에 UAE가 제안한 육로이동 제안을 수용했다. 이로써 국민들을 안전하게 한국으로 이송할 수 있는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
외교부 관계자는 “시내 곳곳이 교전지이고 공항이 대사관에서 1.3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현장 곳곳이 교전중이라 정보 파악이 힘들었다”며 “하지만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UAE 정부가 육로이동을 제안해 와서 안전하게 옮겨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에 있던 UAE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 교민들이 대사관으로 이동할 때 차량을 에스코트를 해준 덕분에 시내로 이동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도 “UAE는 철수 과정은 물론 (한국 교민들의) 집결과정 등 많은 부분에서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 협조를 얻어내고 안전을 지원할 수 있는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물론 장기간 에너지·방위산업 등 협력을 통해 다져진 한국과 UAE 간 협력관계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대사관을 출발한 교민들은 1178km에 이르는 육로이동 중에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당초 수도 하르툼과 해안도시인 포트수단은 약 840km 정도다. 그러나 이송행렬은 돌발상황 등을 고려해 300km 이상 돌아가는 경로를 택했다. 이송행렬은 이동 중 일어난 차량 고장을 고쳐가며 결국 위험지역을 빠져나왔고, 포트수단에서 대기 중이던 C-130J 수송기에 올라 수단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대통령실은 12년만의 미국 국빈 방문이라는 초대형 이벤트에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의 미국행을 늦출 정도로 작전에 공을 들였다.
조 실장과 ‘왕수석’인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국내에 남아 수단 관련 업무에 매진했고, 지난 21일부터 가동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는 24일까지 6차례에 걸친 회의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공군 1호기 내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하는 한편, 용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기내 화상회의를 이어가며 탈출 직전까지의 상황을 진두지휘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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