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조 뱅크런에 직원 25% 감원 ‘쇼크’…은행 위기 불끄나했는데
예금쇼크에 주가 시간외 20%하락, 올초대비 10분의1로
급여삭감, 최대 25% 직원 구조조정
다른 중소은행들 예금보유액 감소 신고
미국 상업용부동산 공실률 상승...새로운 침체 뇌관 우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 1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예금 보유액이 작년 말보다 720억달러(40.8%) 감소한 1045억달러(약 140조 원)라고 밝혔다. 금융권은 1분기 예상 예금액 전망치는 1450억달러로, 고객의 현금대량인출사태(뱅크런)의 규모가 훨씬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유액은 작년말 1764억달러에서 41%가량 떨어졌다.
특히 퍼스트리퍼블릭뱅크의 예금보유액은 JP모건 등 대형금융사 11곳으로부터 긴급유동성을 지원받은 금액 300억달러가 포함된 점이다. 유동성 지원이 없었다면 예금보유액은 작년말 1764억달러에서 745억달러로 1000억달러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대규모 뱅크런 사태가 지난달 10일 전후부터였 점을 고려하면 한달새 전체예금의 58%가 인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금 인출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점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를 다시 끌어내렸다. 시간외에서 20%이상 하락했으며, 올해초에 비해서는 90% 가까이 떨어졌다. 정규장을 기준으로 주당 120달러였던 주가는 24일 기준 16달러로 마감했다.
마이클 로플러 퍼스트리퍼블릭 최고경영자(CEO)는 “전례없는 예금유출을 경험했지만 이달 21일 예금보유액은 1027억달러로 1분기말보다 1.7%하락하는 데 그쳤다”며 “이는 고객들이 정기세금을 내는 시기에 맞물린 것”이라며 예금인출사태가 둔화됐다는 의미로 진화에 나선 셈이다.
닐 홀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보고서에서 “지출과 단기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임직원을 20~25% 줄이고 임원급여도 삭감할 예정이다. WSJ는 퍼스트리퍼블릭이 외부자본유치나 매각을 위한 투자은행담당자를 고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은행 측은 “전략적인 옵션을 추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WSJ는 이 은행을 ‘산송장(Living Dead)’에 비유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금리인상에 따라 연방준비은행과 연방주택대출은행 등으로부터 1000억달러 이상의 고금리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고객에게 빌려주고 받는 이자율이 이에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퍼스트리퍼블릭 외에도 코메리카, 시온스뱅코프 등 지역은행들이 예금보유액 감소보고서가 발표되고 있다며 시장의 우려를 표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상업용부동산이 새로운 경기침체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WSJ에 따르면, 코스타그룹이 집계한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 1분기 12.9%까지 올랐다. 이는 200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로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 높다. 경기침체우려와 재택근무 확산 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경우 최대 대출기관인 은행과 연기금, 자산운용사들의 연쇄 타격이 우려된다. KBW 리서치에 따르면 상업용 모기지는 미국 은행권 대출 보유분의 약 3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BS 그룹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소매점포 5만개가 폐업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파산보호 신청을 한 베드배스앤비욘드(BB&B)는 360곳의 점포와 120개의 바이바이베이비 점포를 폐쇄할 예정이다. 코스타그룹에 따르면 근로자 1명당 사무공간 점유규모가 2015년대비 12%감소했다. 부동산 분석업체인 그린스트릿은 오피스빌딩 가격이 2022년 초 이후 25%, 쇼핑몰은 19%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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