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39명 외국 국적 보유…외국인 ‘동일인’ 지정 추진

석민수 2023. 4. 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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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82곳을 지정했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의 총수와 가족의 국적을 조사했는데, 18개 그룹에서 39명이 외국인이거나 이중국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정위는 외국인 총수에 대한 지정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쿠팡.

2년 새 자산이 2배 가까이 늘며 재계 45위로 올라섰습니다.

기업집단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주체를 '동일인' 이라고 하는데, 재작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쿠팡의 동일인은 법인인 '주식회사 쿠팡'입니다.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김범석 쿠팡㈜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동일인 지정을 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의장에 대한 형평성 논란 속에 공정위가 이번에 처음으로 동일인과 배우자, 2세의 국적을 조사해보니, 총 18개 집단, 39명이 외국인이거나 이중국적으로 파악됐습니다.

롯데 등 주요기업 총수 2세가 외국 국적을 보유한 상태인데, 이들이 외국인 신분으로 경영권을 물려받게 된다면 마찬가지로 동일인 지정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총수일가의 내부거래 등을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상의 규율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일부러 외국 국적을 유지하는 재벌 총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공정위는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 자칫 통상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련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올해도 그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한기정/공정거래위원장 :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 등장과 외국 국적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한편, 이번 대기업집단 발표에서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 그룹 등 8개 그룹이 새로 지정됐습니다.

현대해상과 일진그룹은 자산이 5조 원 아래로 줄면서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이근희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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