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도 밀린 롯데… 재계 순위 6위로 하락
롯데가 포스코에 밀려 자산 기준 재계 6위로 한계단 내려앉았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선두에 올라선 에코프로그룹 등이 새롭게 대기업집단에 진입해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계열사는 3000개를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이런 내용의 '2023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공개하고 내달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자산 5조원 이상(작년 말 기준)의 공시집단은 82개로 작년보다 6개 늘었다. 이들 집단에 소속된 회사는 3076개로 작년 대비 190개 늘어 처음으로 3000개를 돌파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소속회사들은 의무적으로 공시를 해야 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 8개는 LG에서 분리된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CU편의점) 이며, 지정 제외된 집단(2개)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일진이다.
자산 상위 5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순이었다. 2010년부터 5위를 지켰던 롯데는 포스코에 밀려 6위가 됐다. 지난해 SK와 현대차의 순위가 바뀐 데 이어 5대 그룹의 자리 바꿈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공정위는 "포스코는 물적 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 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돼 자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명목상으로 자산이 늘었지만, 포스코의 실질 자산이 크게 변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포스코는 공기업에서 출발해 민영화된 기업으로,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총수 없는' 기업집단이다.
올해 5월로 출범 3년차를 맞는 LX그룹의 자산 총액은 11조2734억원(2022년 기준)으로 기업집단 내 순위는 44위를 기록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기업집단 LX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KG는 쌍용자동차와 그 자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크게 상향(71위→55위)됐다.
반면 롯데가 일진의 일진머티리얼즈㈜ 등 8개사를 인수함으로써 기존 공시대상기업집단인 일진(2조8000억원)은 지정 제외됐으며,또 현재 진행 중인 한진-금호아시아나, 한화-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 대우조선해양도 지정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미국 국적의 쿠팡Inc 이사회 김범석 의장은 올해도 공시 의무 등이 부과되는 대규모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쿠팡의 동일인은 쿠팡㈜으로, 총수 없는 기업 지위를 유지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2021년 처음 대기업집단에 진입한 이래로 현행 제도 미비 등을 이유로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이 등장했고 외국 국적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외국인 동일인 지정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다만 통상 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는 자산이 4조8000억원으로 기준에 약간 못 미쳐 공시집단 지정을 피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8개 집단(소속회사 2169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는 지난해(47개)보다 1개 증가했고,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2108개)보다 61개 늘었다. 상출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LX, 장금상선, 쿠팡이며, 지정 제외된 집단은 교보생명보험, 두나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보유채권 등의 평가금액 감소, 가상자산 시장의 위축에 따라 보험·가상자산 업종 주력 집단들의 순위가 밀려 교보생명보험과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인수·합병(M&A)에 따라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된 SM엔터테인먼트도 상출집단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카카오는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계열회사 수 및 자산총액이 크게 증가(25개, 1조8000억원)했다.
상출집단은 공시집단에 적용되는 공시 의무·사익편취 금지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연속 지정집단(74개) 중 올해 동일인이 변경된 집단은 DL(대림)이 유일하다. 공정위는 지정 절차 개시 이전에 진행된 동일인 확인 절차에서 이해욱 DL 회장이 DL, 대림 등 주요 계열회사에 대한 회장 취임 후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최상단 회사인 대림의 최다출자자(52.26%)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준용 DL 명예회장(종전 동일인)에서 이해욱 회장(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으로 지배력이 이전됐다고 판단했다.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측에 지정자료 제출요청을 통해 동일인, 배우자, 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공식적으로 파악한 결과, OCI의 총수인 이우현 부회장이 미국인인 사실이 확인됐다. SK와 SM(삼라마이다스) 등 동일인이 인지한 혼인외 출생자가 있는 기업집단의 경우, 그 생모가 새롭게 동일인 친족에 포함됐다. 그 외에도 배우자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국적(또는 이중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연속 지정된 총수 있는 64개 집단 친족 수는 약 49.3%(6555명→3325명) 감소했으며, 1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총 40개사가 임원독립경영 인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외이사 지배회사로서 신규로 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으로 대기업집단 시책의 적용 대상이 확정됐으며, 이후 이들 집단과 관련된 주식소유, 내부거래, 지주회사, 지배구조 현황 등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년부터는 '자산 10조원 이상'이 아닌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인 집단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인 공시집단 기준도 상향하거나 GDP에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연구용역 결과는 9월께 나온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행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과 유사하게 GDP에 연동하는 방안 그리고 자산 기준 금액을 조정하는 방안 등 여러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는데 현재의 경제 상황에 적합한 지정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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