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만찬 오르는 된장 캐러멜·게살 케이크···바이든 여사, 직접 진두지휘
게살 케이크와 소갈비찜, 된장 캐러멜이 올려진 아이스크림.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 만찬에 한·미 양국의 음식들이 조화롭게 올라올 예정이다. 메뉴와 만찬장 장식 등을 직접 진두지휘한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24일 백악관에서 따로 언론 설명회를 열어 만찬 메뉴와 장식의 의미에 대해 소개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될 국빈 만찬의 첫 코스는 양배추, 콜라비, 펜넬, 오이채가 곁들여진 게살 케이크와 차가운 호박 수프다. 메릴랜드 게살 케이크는 2021년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왔던 메뉴이기도 하다. 워싱턴이그재미너에 따르면 고추장과 서양식 식초, 오일 드레싱을 섞은 ‘고추장 비네그렛’(샐러드용 드레싱)과 절인 딸기, 들깻잎 기름 등이 곁들여진다. 메인코스는 소고기와 강낭콩 그리츠(말려 갈은 뒤 삶아 버터, 우유와 섞어낸 요리), 수수가 발린 당근, 잣 등으로 구성된다. 후식으로는 레몬 바 아이스크림과 베리류, 민트 생강 쿠키 크럼블, ‘된장 캐러멜’이 곁들여진 바나나스플릿(아이스크림 후식 종류)이 나온다.
바이든 여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되살수 있는 만찬 메뉴와 만찬장 디자인을 선택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어머니에게서 식탁을 차리는 일이 사랑의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남편을 통해서는 정치가 개인적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차이를 초월해 우리를 연결해주는 인류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그 공유된 가치를 세우는 것”이라며 “우리의 문화와 사람들이 조화롭게 섞인 하모니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두고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마지막에 나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 내외를 위해 아이스크림 위에는 특별히 ‘된장’ 캐러멜이 올려진다고 USA투데이는 설명했다.
백악관은 한국계 스타 셰프인 에드워드 리를 ‘게스트 셰프’로 특별 초청해 한식과 미국 음식을 결합한 메뉴를 준비했다. 바이든 여사가 직접 리 셰프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여사는 “리 셰프만큼 두 문화의 조화를 잘 표현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그의 요리 스타일은 한국인 가족, 뉴욕에서 자란 환경과 켄터키 고향의 영향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만찬장 디자인도 한미 양국을 상징하는 요소들로 채워진다. 만찬장 테이블 세팅도 미국 뉴욕의 디자인 회사 페트를 운영하는 한국계 미국인 정 리가 맡았다. 정 리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에서 자랐고, 뉴욕대를 졸업했다.
바이든 여사는 “양국을 대표하는 동물 그림부터 한국 국기를 반영한 색채 소용돌이 모양의 테이블 장식, 모란·히비스커스·진달래·난초 등 상징적인 꽃들에 이르기까지 우리(한미 양국)의 문화와 우리의 국민이 한데 어우러진 화합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손님들이 봄의 재생을 상징하는 벚나무 가지 아래에서 식사를 즐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찬장 테이블에는 2m 가까운 높이의 활짝 핀 벚꽃으로 가득 채운 대형 꽃병을 놓았다. 만찬장 의자 커버는 한국 전통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부귀와 기쁨을 상징하는 모란, 장수와 강인함을 상징하는 대나무가 그려져 있다. 국빈 만찬 당일 백악관 이스트 윙 입구에는 까치, 호랑이, 들소, 대머리독수리, 장미, 별 등 미국과 한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디자인과 장식의 요소는 균형, 조화, 평화를 상징하는 한국 국기 중앙의 상징인 태극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만찬장 배경 디자인은 한국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국 전통 건축 색채인 단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3박 4일간 ‘블레어 하우스’에 묵는다.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이다. 펜실베이니아 대로를 사이에 두고 백악관 건너편에 자리 잡은 블레어 하우스 입구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워싱턴 구기(區旗)가 나란히 걸렸다. 대형 성조기가 걸려있던 블레어 하우스 4층 창문에도 태극기가 게양됐다.
한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5년 처음 블레어 하우스를 이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각 2008년 4월과 2013년 5월 첫 미국 방문 때 블레어 하우스에서 이틀간 묵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6월 첫 미국 방문 때 이례적으로 3박 내내 블레어 하우스에 머물렀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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