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제주국제대, 구내식당은 문닫고…신입생은 33명 뿐
[KBS 제주] [앵커]
재단 비리와 부실 경영의 오명을 벗지 못한 제주국제대학교가 최근 학교를 인수할 재정기여자 모집에 들어갔습니다.
사실상 외부 구원 투수로 재정난을 해결할 상황에 이른 제주국제대의 현주소를 짚는 연속기획을 마련했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재학생들의 이야기를 임연희 기자가 듣고 왔습니다.
[리포트]
산천단보다 높은 중산간에 있는 제주국제대학교.
막바지 시험 기간 학생들로 북적여야 할 캠퍼스가 고요합니다.
구내식당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교내엔 편의점마저 없어 끼니를 떼울 곳이 없는 학생들.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거나 이것도 여의치 않을 땐 학교 옆 공기업에 찾아가게 됩니다.
[조건우/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2학년 : "공기업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고 있어요. 학교 자체에서 운영하는 구내식당이 매일 운영하는 게 아니라 어떤 학기는 운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쉴 편의 시설도 문을 닫았고, 중앙도서관으로 가는 계단은 곳곳이 부서진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도서관 열람실.
5월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한파로 수도관이 동파돼 물이 끊겼다는 오래된 공지가 붙어있습니다.
인적도 끊기고 시설도 낙후돼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캠퍼스.
복학생은 적응도 쉽지 않습니다.
[김성엽/제주국제대 건축학과 4학년 : "제가 1학년 땐 사람 진짜 많았거든요, 군대를 갔다 오고 복학하니까 갑자기 학생 수가 너무 줄어들어 버려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싶었고."]
제주국제대 올해 신입생 수는 33명.
전체 교직원 수보다도 적습니다.
[고한영/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2학년 : "3, 4학년이 17명 정도 각각 있고, 2학년부터는 5명 있고. 1학년은 없어요. 이렇게 점점 줄어드는 거죠. (학생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바람만 있고. 좀 아쉬운 거죠."]
학생 수 급감에 등록금 수입이 교원 인건비보다도 적은 상황.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정부 재정 지원도 막혀있어 재학생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현지/제주국제대 총학생회장 : "우리 학교 곧 폐교되는 게 아닌가 이런 식으로 불안감에 떨고 있는 학생들도 있으니까. 전 학교가 빨리 정상화가 돼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밖에 없어요."]
신입생 감소와 대학 재정 악화의 악순환에 빠지면서 대학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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