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살리면 돼" 죽은 형 시신 2년 간 방치한 목사 '집유'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숨진 형을 기도로 살릴 수 있다며 교회 신도에게 시신 방치를 지시한 목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부(재판장 송병훈)는 친형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사체유기)로 기소된 A목사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목사의 친형과 함께 생활한 B씨도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명령 80시간을 받았다.

A목사는 2020년 6월3일 B씨와 함께 생활하던 친형 C씨가 숨지자 기도로 다시 살릴 수 있다며 B씨에게 시신을 방에 그대로 둘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교회 신도인 B씨는 A목사의 제안으로 2019년 7월부터 C씨와 함께 생활했으며 C씨가 숨질 때도 함께 있었다.

A목사는 B씨로부터 친형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도 경찰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시신을 2년 간 방치해 오다 2022년 6월30일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재판부는 "B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와 피고인의 전력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