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그동안 몰랐던 한국시의 정수

이규화 2023. 4. 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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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사(詩史)에 남을 열아홉 시인의 작품을 해설한 책이다.

김우진 김소월 한용운 이상 김영랑 김기림 정지용 백석 이용악 윤동주 이육사 박두진 김광섭 김수영 박용래 김종삼 고은 황동규 신대철 시인의 대표작에 대해 저자 나름의 해설을 개진한다.

시인이기도 한 저자의 시에 대한 주관은 "있는 그대로 읽자"는 것이다.

저자는 시인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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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읽어왔던 한국시 다시 읽기
손필영 지음 / 빗방울화석 펴냄

우리나라 시사(詩史)에 남을 열아홉 시인의 작품을 해설한 책이다. 김우진 김소월 한용운 이상 김영랑 김기림 정지용 백석 이용악 윤동주 이육사 박두진 김광섭 김수영 박용래 김종삼 고은 황동규 신대철 시인의 대표작에 대해 저자 나름의 해설을 개진한다.

시인이기도 한 저자의 시에 대한 주관은 "있는 그대로 읽자"는 것이다. 저자는 권위 있는 학설에 기대거나 관성적으로 해석하는 방식, 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회상황이나 전기적 사실을 결부시켜 읽는 방식을 배제하자고 한다. 시인이 처음 시를 느끼고 써 내려가던 흐름대로, 다시 말해 원리적으로 시를 해석하자는 것이다.

가령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보자. 학교에서 배운 대로 한용운의 '님'을 복잡하게 읽기보다 내적 접근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시를 쓰는 시인의 입장에서 시를 바라보고 시가 시작하는 순간을 상상함으로써 획득하는 '있는 그대로의 시'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책을 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땅에 지금과 같은 시적 형식으로 보편화된 자유시의 형성 과정을 다시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시사를 대표하는 시들 중에는 시의 내적 구조와는 별개로 읽고 시의 내용과 다르게 습관적으로 읽어온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정형화된 문학 교육에 의해 시를 잘못 읽어왔던 결과이다. 시는 읽는 사람의 자유로운 감상이 가능하다지만 그 자체의 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렇다고 손 시인은 시를 향유하는 독자의 입장 또한 저버리지 않는다. 시를 가장 맛있게 읽는 방식을 저자 나름대로 개진은 하되, 종국에 시를 향유하는 자는 독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시인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 말로만 되어 있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나는 요즘의 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사물이 우리 가까이에서 더욱 사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시대에 사물과 객관성의 극치를 놓치고 주관성만 갖고, 다시 말해 사물과 무관한 주관성만 가지고 시를 쓴다면 과연 시의 생명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시가 생명력 있는 시가 되겠느냐는 질문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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