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테라·루나' 주범 신현성 기소…"처음부터 실현 불가능"

CBS노컷뉴스 임민정 기자 2023. 4. 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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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성 등 10명 기소…4629억 부당이득 취득
'테라 프로젝트' 가격고정 알고리즘 허구성
檢 "범죄 기획하고 주도한 것은 신현성"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인 신현성. 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프로젝트를 총괄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테라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허구라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5일 신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공모규제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횡령,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배임증재,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범행을 돕고 수억원대의 불법수익을 수수한 전 티몬 대표 유모씨 등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몬테네그로 당국에 구금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신 전 대표는 테라폼랩스의 '스테이블 코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사업인 '테라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검찰은 '테라 프로젝트'가 법적 규제와 테라 가격고정 알고리즘의 허구성 때문에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명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와 프로젝트 관련자 8명은 테라의 가격 고정 알고리즘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지속적인 거래조작, 허위홍보 등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추진되는 것처럼 전세계 투자자들을 속여 대규모 피해를 발생시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약 4629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하고 약 3769억 원을 상습 편취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테라를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라며 현실 경제에서 이를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미국 달러화에 1대1로 가격을 고정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수사 결과, '가격고정 알고리즘' 자체가 허구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전자상거래 업체 대표에 대한 금품 로비, 결제정보 무단유출, 테라폼랩스 법인자금 횡령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차이코퍼레이션이 갖고 있던 결제정보 1억 7천만 건을 테라폼랩스 등 다른 회사에 유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테라 블록체인 지급결제 사업을 내세운 이른바 '차이 프로젝트'로 국내외 벤처투자사 등으로부터 투자금 1221억 원을 유치하고 이를 상습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루나 코인에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해 신 전 대표 등 관련자들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가상 화폐의 증권성을 인정한 첫 형사기소 사례다.

검찰 관계자는 "증권성 인정의 핵심은 사업수익의 귀속이 있느냐"라며 "신 전 대표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스테이킹 보상으로 80억 6900만 원을 받았고, 테라폼랩스는 '테라 프로젝트' 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루나 코인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루나 코인이 테라폼랩스 입장에선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상품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라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사업수익을 귀속받는 권리를 취득하게 되는 금융투자상품이란 설명이다.

루나·테라 사태의 폭락으로 약 50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검찰은 폭락 이전인 지난해 5월 초 기준 국내 거래소에서 약 10만 명이 루나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고, 이들의 시가총액은 3300억원으로 추산해 피해 규모를 계산했다.

검찰은 불법수익 환수 및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 지원을 위해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해 2468억 원 상당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의 국내외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고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관련 민사절차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금융사기라고 볼 때 이를 설계, 홍보하고 테라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한 것은 신 전 대표"라며 "범죄를 기획하고 주도한 것은 신현성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신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신현성 대표는 테라, 루나의 폭락 사태 2년 전 퇴사해 폭락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검찰이 설명한 공소사실은 객관적 실체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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