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무명·롱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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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아비정전'(1990), '중경삼림'(1994), '해피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등에서 보였던 선하고 깊은 눈빛은 청얼 감독의 신작 '무명'에서도 여전히 빛난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첩보물의 주인공이지만, 양조위의 눈을 보는 순간 '착한 사람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기까지 한다.
Z세대 취향을 저격해 만든 듯한 영화는 러닝타임 전체를 PC, 휴대전화, CCTV 등의 화면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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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 무명 = 량차오웨이(양조위·梁朝偉)보다 더 멋지게 늙는 남자 배우를 찾기란 어려울 것 같다.
젊은 시절 '아비정전'(1990), '중경삼림'(1994), '해피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등에서 보였던 선하고 깊은 눈빛은 청얼 감독의 신작 '무명'에서도 여전히 빛난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첩보물의 주인공이지만, 양조위의 눈을 보는 순간 '착한 사람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기까지 한다.
영화는 일제가 진주만을 공습한 1941년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다. 양조위는 상하이를 점령한 일제와 국민당 왕징웨이에 충성하는 친일파 정보조직원 허 주임을 연기했다. 공산당원과 독립운동가를 찾아내 심문하고 고문하고 암살하는 게 허 주임의 임무다.
그러나 이는 상관인 와타나베 경관(모리 히로유키 분)의 신뢰를 얻기 위한 속임수일 뿐, 허 주임의 진짜 정체는 항일 비밀 결사 조직원이다. 어느 편인지 알쏭달쏭한 인물들은 허 주임과 심리 게임을 펼친다. 출세를 위해 살인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요원 예 선생(왕이보)도 그중 한 명이다.
예순 살의 양조위는 20대 왕이보에 밀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두 사람이 사생결단 맨주먹으로 맞붙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그러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2) 같은 섬세하고 치열한 두뇌 싸움은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다. 과도하게 생략을 이용해 중간중간 이야기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26일 개봉. 132분. 15세 관람가.
▲ 롱디 = 제목에서 엿보이듯, 로맨스 영화지만 주인공 커플이 함께 있는 장면보다 떨어져 있는 장면이 더 많은 영화다. 임재완 감독이 5년 차 커플이 갑작스레 '롱디'(long distance·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꿈 많던 20대 중반에 만난 도하(장동윤)와 태인(박유나)은 서로의 애인이자 친구, 팬으로 오랜 시간 만난 끈끈한 사이다. 그러다 가수의 꿈을 포기한 태인이 고향 거제로 내려가고, 도하는 서울에서 자동차 판매사원으로 취직하면서 둘은 장거리 연애에 들어간다.
아이폰과 맥북이 이들을 연결해주는 덕에 외로움은 덜하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온라인에서만큼은 늘 함께다. 그러나 프러포즈를 앞둔 어느 날 도하가 파티에서 술에 취해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서 둘의 사이는 벌어지기 시작한다.
Z세대 취향을 저격해 만든 듯한 영화는 러닝타임 전체를 PC, 휴대전화, CCTV 등의 화면으로 구성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도 차용했다. 영화 '서치'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서치'에선 한정된 공간이 스릴을 만들어냈지만, '롱디'에선 답답한 느낌을 준다. 필요가 없는 부분에서 굳이 페이스타임을 걸고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하는 장면은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온택트 연애라는 설정을 제외한 전반적 스토리 역시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다음 달 10일 개봉. 101분. 12세 관람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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