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탄핵 국면 앞두고 ‘예비역·보수단체 활용’ 지시”
사드 배치 ‘지지’ 여론 조성에 6000만원 활동비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64)이 2016년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퇴진 여론에 맞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적극적으로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이 25일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10월 당시 기무사 참모장에게 “현 시국 타개를 위해 예비역·보수단체 활용방안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조 전 사령관의 부하들은 박근혜씨와 여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현 시국 관련 안보·보수세 대응 방안’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SNS상 활동기반을 갖춘 보수세를 활용해 우호여론 조성’ ‘보수인사의 언론기고 및 종편 출연 유도’ 등의 방안이 담겼다.
검찰은 또 조 전 사령관이 예비역 장성이나 단체, 보수 성향 언론인에게 대통령 지지 여론 조성을 위한 활동을 요청하도록 부대원들에게 지시했다고 적시했다. 조 전 사령관과 참모장이 직권을 남용해 이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언론에는 박씨를 지지하는 칼럼과 광고 등이 게재됐다. 부대원의 요청을 받은 한 예비역 중장은 2016년 11월 A일보에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행사’라는 제목으로 ‘지금 나라 안팎이 시끄럽고 어지럽더라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국군의 통수체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B신문에는 ‘국민은 없고 대권만 노리는 난장판 국회 어찌 대한민국 맡길 것인가? 대통령 473일 남았다! 목숨바쳐 종북정권 막아내고 물러나라!’라는 광고 글이 실렸다.
공소장에는 조 전 사령관이 예비역 장성과 단체를 활용해 사드 배치 지지 여론을 조성했다고도 적혀 있다. 기무사 예산 6000만원을 여기에 썼다고 한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과 정치관여, 기무사 예산 관련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이른바 ‘계엄령 문건’의 작성을 지시한 것이 내란음모에 해당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민심의 법정서 이재명은 무죄”···민주당 연석회의 열고 비상행동 나서
- 40대부터 매일 160분 걷는 데 투자하면···수명은 얼마나 늘어날까?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은반 위 울려퍼진 섬뜩한 “무궁화꽃이~”···‘오징어게임’ 피겨 연기로 그랑프리 쇼트 2위
- ‘신의 인플루언서’ MZ세대 최초의 성인···유해 일부 한국에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