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수출마저"… 순수출 성장기여도 4분기째 마이너스 [침체 우려 더 커지나]
하반기 中리오프닝·IT 회복이 관건
한은 올해 성장률 1.6% 하회 전망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정보기술(IT) 부문 회복이 경기반등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월 전망치(1.6%)를 하회할 수 있다며 경기반등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설비투자 감소에도 민간소비 증가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한 건 설비투자 감소에도 민간소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오락문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0.5% 늘었다, 정부소비도 사회보장 현물수혜가 늘면서 0.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0.2% 늘어난 반면 설비투자는 4.0% 줄었다.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3.8% 증가했고, 수입은 화학제품 등이 늘어 3.5%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이 소폭 감소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이 각각 2.6%, 1.8% 늘었다.
문제는 수출경기 부진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2·4분기(-1.0%p), 3·4분기(-1.8%p), 4·4분기(-0.5%p), 올해 1·4분기 -0.1%p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1998년 2·4분기부터 1999년 1·4분기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반도체와 IT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저성장을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올해 경제성장률이 2월 전망치(1.6%)보다 소폭 낮을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이달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낮춰 잡았다.
이와 관련,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와 IT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제조업 생산에서 반도체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제조업 생산에서 플러스를 나타낸 건 운송장비와 1차금속 등 비IT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 국장은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기업에서 생산조정(감산)도 발표하면서 재고량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고 반도체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크지만 당분간은 안 좋은 상황이 지속되다가 하반기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변수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와 IT 경기회복
향후 경기반등의 변수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와 IT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경기 개선이다.
신 국장은 "현재로서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지연된 영향 등으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오지만 하반기 IT 경기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성장반등 모멘텀이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장 2·4분기의 경우 외부활동 확대에 따른 민간소비 확대, 설비투자 감소폭 둔화 등이 경제성장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국장은 "2·4분기에도 불확실성한 요인이 많지만 외부활동이 정상화되면서 건설적 영향을 미치고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통관수출은 당분간 마이너스 폭이 크게 나타나겠지만 감소폭이 개선될 여지가 있어서 관심 있게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증가하는 등 설비투자가 개선될 수 있는 점,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와 주택매매량 회복 등으로 건설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등 긍정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 국장은 반도체 감산과 관련, 경제성장 영향에 대해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쌓인 재고가 줄면 반도체 경기가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많이 잠재돼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반도체 경기를 포함한 IT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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