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중학생 마약 검사 양성" 쏟아진 오보의 전말

장슬기 기자 2023. 4. 2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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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에서 수원 한 거리에서 중학생들에 대한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했는데 양성이 나왔다는 언론보도들은 오보로 확인됐다.

25일 오전 경기일보는 수원서부서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수원 한 거리에서 여학생 2명이 비틀거리는데 마약에 취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임의동행해 마약 간이검사를 한 결과 양성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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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최초 보도 이후 경찰 확인없이 다수 매체 베껴쓰기…수원서부경찰서 측 "양성 나왔다는 기사는 오보"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에서 수원 한 거리에서 중학생들에 대한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했는데 양성이 나왔다는 언론보도들은 오보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신문이 최초로 '양성'이라고 보도하자 수십개 매체에서 경찰 쪽 확인없이 '양성'이라고 베낀 것이다. 수원서부서 측은 “첫 보도한 곳은 기사를 다 수정했고, 취재 오는 곳들은 바로잡고 있다”고 했다.

25일 오전 경기일보는 수원서부서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수원 한 거리에서 여학생 2명이 비틀거리는데 마약에 취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임의동행해 마약 간이검사를 한 결과 양성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후 다수 매체가 이 소식을 함께 보도했다. 해당 매체들은 “25일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이라며 보도 출처를 경찰로 쓰고 있다. 하지만 경찰에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보도들이다.

수원서부서 형사과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처음 보도한 곳은 기사를 다 수정했다”며 “2명 중 한명은 음성이 나왔고 나머지 한명도 희미하게 양성이 나온 거지만 간이 검사라서 마약을 했다고 볼 수 없고 국과수 등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른 약을 먹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성'이라고 보도한 곳에 대해서 “오보”라고 했다.

▲ 중학생들이 마약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잘못 보도한 매체들

<거리서 비틀거리던 여중생… 마약 간이 검사서 '양성' 반응>(조선일보)
<감기약 먹었다더니…길거리서 비틀거리던 여중생, 마약 간이 검사 '양성'>(매일신문)
<길거리에서 비틀거리는 중학생들… 마약 간이검사서 양성 나와>(부산일보)
<“길거리서 비틀” 여중생 2명…마약 간이검사서 '양성'>(국민일보)
<[Pick] 길거리 한복판에서 비틀거리던 여중생들, '마약 양성' 나왔다>(SBS)
<수원역 길거리서 비틀거리던 여중생…마약 간이검사 '양성'>(매일경제)
<거리서 여중생 비틀비틀…마약 간이검사 '양성'>(동아일보)
<“감기약 먹었어요”…여중생들 길에서 '비틀', 마약 양성 나왔다>(서울신문)
<여중생들 수원 한복판서 '헤롱헤롱'…마약 간이검사 '양성'>(헤럴드경제)

이외에도 '양성'이란 제목을 단 기사는 수십건에 달했다.

최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마약 수사를 강조하면서 사회적으로 마약 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관련 기사 수요도 증가한 가운데 마약 관련 기사에 대해 확인 과정 없이 오보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셈이다.

경찰에 확인한 뒤 기사를 작성해 오보를 내지 않은 곳도 있다. 중부일보는 이날 오후 5시10분 <“마약인 줄 알았는데”… 비틀거리던 여중생들, 경찰 간이검사 '음성'>이라고 보도했다.

경기일보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기준 <마약 투약 의심 신고 접수된 여중생들...경찰 내사 착수>란 기사에서 “경찰은 A양 등의 상태를 확인한 뒤 이들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했으며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A양 등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며 “A양 등은 경찰에 감기약을 많이 먹어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진술했다”고 기사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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