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만 입장 가능"…프랑스 '누드 전시회' 기획에 눈길

2013년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된 프랑스 조각가 앙토냉 메르시에의 작품 '다비드'(왼쪽)의 뒷부분 일부와 프랑스 화가 피에르와 질의 작품 '레르나의 히드라와 맞서는 헤라클레스'(오른쪽)/사진=연합뉴스

프랑스 리옹 현대미술관(MacLYON)이 옷을 모두 벗은 채 작품을 관람하는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어제(24일) 보도했습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 미술관은 오는 27일 관객들이 벌거벗은 상태로 90분간 작품을 감상한 뒤 티타임을 가지며 느낀 바를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미술관 대변인은 "우리의 의도는 특정 장소에 있는 신체들이 다른 신체들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려는 것"이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프랑스 나체주의자 연맹의 프레데릭 마르탱 회장은 "나체 상태로 작품을 감상한다는 발상이 재미있다"며 "관객들은 사회적 예술품과 더불어 자신의 자의식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나체주의자들은 "점잖은 사회에 공포를 조성하지 않으려" 타인의 눈에 띄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성벽 뒤에서 나와 우리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전시회 제목은 '체현(體現) : 리옹 현대미술관 신체전'으로,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오직 정신적 존재만을 염두에 둔 것은 잘못이었다는 사유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리옹 미술관과 '프랑스 나체주의자 연맹'이 함께 기획한 이번 전시회 입장료는 11유로(약 1만6천원)입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파리의 미술관들은 최근 몇년 새 비슷한 '누드' 기획전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마욜미술관은 지난해 초현실주의 전시회를 열고 저녁 시간에는 누드로 작품을 감상하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팔레 드 도쿄' 현대미술관도 2018년 누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더타임스는 "나체주의자들 외에 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하는 예술 애호가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