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發 무더기 폭락에···금융당국 칼 뺐다
삼천리·세방 등 6개社 또 하한가
전날 매물폭탄에 패닉셀링 겹쳐
금감원장 '과열' 차단 메시지에
2차전지주 등 일제히 하락 마감
프랑스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매도 물량으로 24일 느닷없이 하한가를 기록한 삼천리(004690)·하림지주(003380)·대성홀딩스(016710) 등 8개 상장사가 25일에도 ‘패닉 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현상으로 급락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들의 무더기 폭락 사태에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천리·세방(004360)·선광(003100)·서울가스(017390)·대성홀딩스·다우데이타(032190) 등 6개 종목은 전날에 이어 연이틀 가격제한폭(30%)까지 떨어졌다. 하림지주와 다올투자증권(030210)도 이날 각각 13.1%(1500원), 9.92%(360원) 내린 9920원과 3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림지주는 이날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8개사는 모두 24일 SG증권 창구에서 매물 폭탄이 나온 바 있다. 이날은 SG증권 창구가 아니라 대부분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개인 거래가 많은 창구에 매도 주문이 몰렸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전날과 달리 개인 신용 융자 물량에 대한 반대매매가 일어났거나 일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해석했다.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8개 기업의 가치도 단 2거래일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실제로 삼천리와 서울가스의 주가는 21일 49만 7500원과 46만 7500원에서 각각 24만 4000원, 22만 9500원으로 50% 이상 주저앉았다.
주가가 이상 흐름을 보이자 금융위와 금융감독원도 SG증권 창구에서 8개 상장사에 대해 매도 주문이 잇따른 경위를 파악하고 나섰다. 특히 당국은 이들 종목 상당수가 주가조작 대상이 된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 등락 과정에서 범죄 수익이 발생했을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거래소나 시장 관계자들은 폭락한 8개 종목 중 6개 종목 이상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일당이 전문직·연예인 등 자산가들에게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를 받아 1~3년간 부정한 방법으로 주가를 조금씩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근 급락한 8개 주식은 유통 물량이 적으면서 신용 융자 거래 비율이 높고 최근 몇 달간 가격이 상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포위망을 좁히자 이들 일당이 보유 주식을 서둘러 매각하면서 1차 급락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금융 당국이 혐의점을 확인하는 대로 사건을 곧장 검찰에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은 통상적으로 금융위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심의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사안이 중대할 경우 증선위원장 긴급 조치인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을 통해 검찰에 더 빨리 사건을 통보할 수도 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아직 조사 초기이기는 하지만 특이한 정황이 확실히 있다고 본다”며 “범죄 수익이 있는지까지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도 “하한가 문제를 전반적으로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날 주가 과열을 차단하는 언급을 하자 2차전지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올 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2차전지를 비롯한 미래 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전날보다 1만 7500원(6.46%) 내린 25만 350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을 비롯해 포스코퓨처엠(003670)(4.4%), 엘앤에프(066970)(5.4%),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4.7%), LG화학(051910)(3.2%), 삼성SDI(006400)(2.7%), LG에너지솔루션(373220)(2.6%), SK이노베이션(096770)(2.2%)도 하락 마감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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