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들에게 노후를? '근무시간에 개인투자' 기금운용본부 42명

1차 때 93명 적발…1000회 이상 거래 2명만 징계 처분
이해충돌 우려…공단 "전반적으로 점검해 개선할 것"

전북 혁신도시 국민연금관리공단 전경./ 뉴스1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900조 원이 넘는 국민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원 40여 명이 근무 중 개인 투자를 한 사실이 드러나 이해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국회의원(경기 안산시 단원구갑)이 공단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까지 기금운용본부 463명 대상으로 'ETF(상장지수펀드) 개인 거래 2차 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42명이 근무 중 개인 거래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직급별로 기금운용역 27명, 사무직 등 기타 직원 15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위반 횟수가 가장 많은 A운용역의 경우 근무시간에 120회에 걸쳐 개인 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차 점검(2020년 1월~2021년 7월)에서는 93명(자금 운용역 71명, 사무직 22명)이 적발돼 1000건 이상 거래를 한 직원 2명에 대해서만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공단은 2차 적발 대상에 대해서도 조만간 징계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국민연금 투자 정보를 개인 투자에 이용할 수 있어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영인 의원은 "ETF 상품 종류는 1000개가 넘고 소규모로 구성된 ETF도 많아 연기금의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 방향을 알면 ETF 등락 예측이 가능할 수 밖에 없다"며 "공단 임직원의 ETF 투자는 이해 충돌 문제와 금융 거래의 공정성을 해치기 때문에 주식처럼 직접 투자를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규정상 ETF 거래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나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개선 사항이 있으면 조치할 계획"이라며 "징계 처분을 받지 않은 직원들은 근무 시간 외 다른 일을 한 것에 대해 소명하고 관련 준법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