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뚫고나온 태양, 한글로 써내려간 러브레터 ‘나의 마음에’[들어보고서]

황혜진 2023. 4. 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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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가수 태양이 오랜 팬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와 같은 신곡을 발표했다.

태양은 4월 25일 오후 6시 국내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솔로 미니 앨범 'Down to Earth'(다운 투 어스)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태양이 2017년 8월 공개한 정규 3집 앨범 'WHITE NIGHT'(화이트 나이트) 이후 무려 6년여 만에 선보인 솔로 신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태양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곡 작업과 피처링에 참여한 수록곡 'VIBE'(바이브)를 싱글 형태로 선공개, 국내외 음악 차트 1위는 물론 유튜브 조회수 1억 뷰 등 쾌거를 이뤘다.

음악 팬들의 기대 속 베일을 벗은 신보에는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 (Seed)'를 필두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피처링한 선공개곡 'VIBE'(바이브), 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피처링한 '슝!', '나는', 래퍼 빈지노가 참여한 'Inspriration'(인스퍼레이션), 브라이언 체이스가 함께한 'Nightfall'(나이트 폴)까지 총 6트랙이 수록됐다.

전곡 작사가로 나선 태양은 태양이 뜨고 지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석양과 노을, 어두운 새벽의 다양한 색채와 감성을 발라드와 힙합, 소울 등 다채로운 장르로 풀어냈다.

태양은 신보 발매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진행한 미디어 청음회에서 아티스트 노트를 최초 공개했다.

그는 직접 써 내려간 해당 아티스트 노트를 통해 "이 앨범은 지난날 유난히 아름다웠던 노을을 바라보며 느꼈던 많은 감정과 영감들로부터 시작됐다.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을은 매일 새로운 아침이 아닌 어두운 밤만을 맞이한다. 이처럼 내 세상도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들로 다채롭게 물들어져 있지만 정작 날 찾아오는 건 반복되는 밤의 연속이었기에 지난 6년의 시간 속 내 모습과 상황이 노을과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태양은 "그렇게 끝없이 자신에게 찾아오는 깊은 어둠을 노을은 아무런 말 없이 가장 아름다운 방법으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묵묵히 밤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반복되는 어려운 상황들과 혼자서는 이겨내기 힘들었던 지난 시간은 날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게 초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떠오를 새로운 시작을 그리는 마음을 이 앨범에 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맞이하게 된 내게 지난 시간의 과정들은 내 인생에 있어 필요한 순간들이었음을 이제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감사하게 새로운 시작을 위해 내 마음은 더 낮아지게 됐고 그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할 수만 있다면 더욱 낮아지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태양은 "이 앨범은 부족한 날 지금까지 이끌어주며 내 곁에서 함께해 준 소중한 사람들과 이어온 관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내게 새로운 터전이자 둥지가 돼 준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들과 스태프들, 무엇보다도 기약 없는 긴 시간 동안 날 기다려 준 팬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 부디 이 앨범과 음악들이 작은 씨앗이 돼 건강한 한 그루의 나무로 자라날 수 있길. 그리고 끝내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길 바라며"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으로서 앨범 전면에 내세운 3번 트랙 '나의 마음에 (Seed)'는 담백한 멜로디 전개와 서정적 가사가 돋보이는 태양 표 발라드다. 도입부 피아노 연주와 후반부 흘러나오는 스트링 사운드가 곡의 감정선을 극대화한다. 타이틀곡 영제 'Seed'는 이 곡이 팬들과 함께 심는 씨앗이 되어 팬들과의 관계가 건강한 한 그루의 나무처럼 더욱 깊고 단단해지길 바라는 태양의 진심이 담긴 제목이다.

무엇보다 오롯이 아름다운 한글로 채워진 노랫말이 귀를 사로잡는다. 작사와 가창을 동시에 맡은 태양은 특유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로 "절대 채울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나는 뭘 그리 더 가지려 했나/부서지는 모래성처럼/변해가는 사람들/날 위한 너의 기도 잊지 않을게/그대여 나의 마음에 꽃잎이 되어/흩날리는 나의 삶에 길이 돼 주오/캄캄한 나의 밤에 불빛이 되어/그대여 나의 마음에 비춰 주오" 등 한 편의 편지 같은 가사를 소화했다.

이어지는 "한 편의 영화 같던 내 흔적들을 다시/되돌릴 순 없겠지만/날 가리던 어둠 속에 핀 너라는 꽃/이제 내 맘속에 너로 가득 해줘/그대여 나의 마음에 꽃잎이 되어/흩날리는 나의 삶에 길이 돼 주오/캄캄한 나의 밤에 불빛이 되어/그대여 나의 마음에/그대여 나의 마음에/그대여 나의 마음에/비춰 주오"라는 가사에서도 숱한 변화 속 곁을 지켜 준 음악 팬들에 대한 태양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태양은 영어를 배제하고 한국어로만 작사한 계기에 대해 "많은 K팝이 세계적으로 성공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아름다웠던 K팝의 골든 에라(황금시대)가 언제였나 생각해 보면 1980~90년대 나왔던 아름다운 한글들로만 채워진 곡이 아닐까 싶었다. 한국적 스타일로 해석하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작업한 곡이다"고 설명했다.

2006년 빅뱅 보컬로 데뷔한 태양은 그룹 활동에 그치지 않고 솔로 활동을 통해서도 두각을 드러낸 아티스트다. 2008년 첫 솔로 앨범 'Hot'(핫) 타이틀곡 '나만 바라봐'를 시작으로 2009년 싱글 '웨딩드레스', 2010년 정규 1집 'Solar'(솔라) 타이틀곡 'I Need A Girl (Feat. G-dragon)'(아이 니드 어 걸), 2013년 싱글 'RINGA LINGA'(링가 링가), 2014년 정규 2집 'RISE'(라이즈) 타이틀곡 '눈, 코, 입' 등 대다수 솔로곡을 국내외 음원 차트 1위에 올려놓으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지나 가요계에 다시 떠오른 태양은 거창한 활동 목표를 내세우기보다는 오랜 시간 '가수 태양'을 기다려 준 팬들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노래했다. 태양에게 처음의 마음이란 다름 아닌 좋은 음악과 다채로운 무대를 꾸준히 선보이며 본업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다.

(사진=더블랙레이블 공식 유튜브 채널)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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