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만 1시간 지쳐요"…열악한 교육환경에 내몰리는 인천 중학생들
“매일 1시간 넘게 걸려 학교에 가다 보니 등교만 해도 지쳐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25일 오전 7시30분께 인천 부평구 일신동의 한 주택가. ‘일신시장’ 버스정류장에 줄지어 선 학생 틈에서 만난 부평중학교 이주현군(14)은 “가까운 곳에 중학교가 없고 버스정류장도 멀어서 늘 등굣길이 피곤하다”고 하소연 했다.
버스 안에서는 더 지옥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일신동에서 학교가 있는 부평동 등을 지나는 버스가 12번 버스 뿐이라 매일 등교하는 학생들로 만원버스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부평여중 학생 박수현양(가명·13)은 “버스노선도 1개뿐이고 배차간격도 길어 늘 만원버스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인천 부평구 부개·일신동 일대에 중학교가 부족해 학생들이 1시간 거리를 통학하는 등 장거리 통학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학생과 부모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인천시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 등을 들어 수년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부평구 남부권인 일신동, 부개1동, 부평6동, 부평2동의 중학교는 부일여중(부평6동) 1곳 뿐이다.
이 때문에 남학생들은 당연히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고, 여학생들도 과밀학급의 우려로 원거리 학교까지 오가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시교육청은 부평구 학군의 학생 수와 전체 여유 교실을 고려할 때 이 지역은 중학교 신설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일신초등학교를 통합학교인 일신 초·중학교로 운영하려던 계획도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된 상태다.
이에 따라 부개·일신동에서는 중학교 신설 등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명자 부평구의원(국민의힘·부평2·5·6동, 부개1동, 일신동)은 “부개·일신동은 여자중학교 1개밖에 없어 지역의 중학생들이 다른 동에 있는 중학교로 이동하는 등 교육환경이 매우 안 좋다”고 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중학교를 신설하는 것”이라며 “중학교 신설 부지 확보가 어렵다면 부일여자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바꾸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신설과 동시에 현재 다른 동에 있는 중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셔틀버스 등 교통여건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고 부지도 없어 중학교 신설은 어렵다”면서도 “남녀공학 전환이나 교통 여건 개선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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