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촌 1번지'의 귀환 … 압구정 구현대 5800가구로 변신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서울 강남구) 일대 재건축은 단순히 신규 재건축 단지를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대를 하나의 '미니 신도시'로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서울시가 올해 초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선도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서울시는 25~26일 이틀간 압구정아파트 특별계획구역 2·3·4·5구역(압구정 2·3·4·5구역)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진행한다. 압구정 2~5구역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25일 진행된 3구역 주민설명회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은 대한민국 부촌의 중심지이지만 명성에 비해 한강 접근성 등 여러 시설이 부족해 재건축을 굉장히 오래 기다려 왔다"며 "이 일대 아파트를 모두 합치면 1만가구에 달하기 때문에 하나의 도시로서 기능할 수 있는 계획안을 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구역 단독 기획안이 아닌 압구정 도시 마스터 플랜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연계해 이 일대 정비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방향을 '수변주거문화 선도지구'로 잡았다. 매력적인 수변 경관을 확보하고, 수변 생활권 단지를 조성하는 동시에 주민들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서울시는 압구정 2~5구역 한강변부터 30m에 이르는 지점을 수변특화 디자인 구간으로 설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 맞닿은 단지로서 수변을 특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수변에서 안쪽으로 단계적으로 형성되는 스카이라인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스카이라인으로 층수 제한에 관계없이 다양한 높이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단지 간 간격이 넓어지고, 단지 중심부에서 서울숲까지 이어지는 보행축이 형성된다. 또 서울시는 '압구정 마스터 플랜'을 통해 이 일대가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단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첨단기술이 들어올 텐데 압구정인 만큼 시범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첨단기술인 자율주행, 로봇택배 등 기술을 수용하는 단지로 계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덮개 시설을 확보해 한강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 압구정 재건축 단지는 한강변과의 사이에 올림픽대로가 위치해 도보로 한강변까지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올림픽대로 위에 덮개를 설치해 단지 지상부에서 한강변까지 이어지는 보행로를 만들어 수변특화단지 기능을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은 총 가구 수가 기존 3946가구에서 5810가구 안팎으로 늘어난다. 조합은 이르면 2031년에 입주가 가능하도록 빠르게 후속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이곳은 압구정역 역세권인 만큼 평균 용적률이 320%까지 오를 예정이다. 조합은 최고 층수를 70층까지 높이는 계획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3구역은 한강변에서 볼록 튀어나온 지역으로 경관상 중요해 파노라마 경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용적률이 높아지는 만큼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공기여를 받을 방침이다. 보행교 설치 비용을 기부채납으로 하는 게 대표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에서 서울숲까지 보행교로 연결되고, 서울숲에서 응봉역까지도 보행교가 들어서면 강남~옥수~성수가 일상 30분 생활권으로 연결된다"며 "파격적인 시도인데 보행교 계획을 시도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행교 건설이 이뤄지면 한강 접근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강남·강북 연결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보행교 설치 비용이 많게는 3000억원까지 들 수 있어 주민 반발도 나오는 상황이다.
압구정2구역은 총 가구 수가 기존 1924가구에서 2700가구 안팎으로 늘어난다. 조합은 이르면 2032년에 입주가 가능하도록 속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최고 층수는 일단 50층 내외로 설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용적률이 230% 정도밖에 안 되는데 기부채납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263%를 확보했다"며 "여기에 임대주택을 (추가 배치) 하면 300%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다. 공공기여를 하는 만큼 용적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고려해 층수를 일단 50층 정도로 설계 제안했다"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하면 추가로 유연하게 층수를 가져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혁신 디자인을 적용하면 한강변 첫 주동도 기존 15층이 아닌 20층 내외로 높이는 게 가능하다.
그 대신 공공기여는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받을 계획이다. 입체보행교를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압구정2구역과 접한 한강변에 '수상 스포츠 기능'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변 일대에 수상 레저 기능이 있는 만큼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은 스포츠 관련 콤플렉스가 들어오는 계획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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